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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일문학] 도시텃밭과 액티브 시니어

2019-09-19기사 편집 2019-09-19 08: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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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작가 김천기

미국 시카고 대 심리학과 뉴가튼 교수는 "오늘의 노인은 어제의 노인과 다르다" 며 현재 노후 세대를 "액티브시니어(Active Senior)로 표현했다. 현재의 노인들은 베이비부머로서 젊었을 시절에는 가족의 행복과 국가의 부강을 위해 한평생을 바치신 분들이다. 이 말은 자신을 위해 살았다는 표현보다 가족과 국가를 위해 헌신하신 그야말로 이 나라가 반듯하게 서기까지 온 몸을 불사르며 한 시대를 살아왔다는 말이다.

그렇게 바쁘게 살다보니 어느 듯 은퇴의 시기에 도달하게 되었고 비로소 나를 위해 투자할 시기를 맞이한 것이다. 그렇다면 나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하면 좋을 것인가? 에 대해 생각해보고 또 주변의 친구들에게 묻기도 한다. SNS에 몰두해 각종 건강 앱을 찾아 해볼까? 돈을 들여 학원에 등록하여 춤과 노래 그림 아니면 악기 연주를 해 볼까. 등산이다 바다낚시다 자전거 동호회에 가입하여 활동해 볼까 등 여러 가지 계획과 구체적인 실행도 해 보았지만 그게 그거였다. 지속성이 그렇고 준비 과정도 복잡하고 무엇을 배우려니 신경을 이만저만 써야 되는 것도 아니었다. 차일피일 연구 검토만 하다 머뭇머뭇 세월만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던 중 어느 날이었다. 공무원 연금 공단 대전지부에서 도시텃밭봉사단을 모집한다는 문자가 날아들어 아, 바로 이거다. 이도향촌의 마음이 늘 한구석에 있었는데 고향에 가서 풀도 뽑고 쌈 채소도 길러 그날그날의 건강하고 신선한 먹거리를 기르는 꿈도 꿔 보았다. 실제는 그러지 못해서 안타까웠던 차에 서둘러 가입을 하게 된 것이 도시텃밭봉사단이었다.

더 좋은 것은 텃밭에서 나오는 농산물을 주위의 불우한 이웃들에게 여름철과 가을철에 걸쳐 생산물을 기부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걸 일컬어 나눔 행사라고 한다. 봉사단원들의 정성과 흘린 땀방울의 결실이 불우시설단체에 가고 독거노인들의 김장 재료로 쓰이는 걸 보면 마음이 뿌듯하고 보람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동료들은 말한다. 나눔 행사도 중요하지만 더 의미 있는 것은 텃밭 경작이었다고. 그것을 통해서 동료들을 사귈 수 있었고 그들과 소통하며 더불어 사는 방법을 체득하며 살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한 생애를 사는 동안 우리는 우연이든 필연이든 많은 사람과 끊임없이 인연을 맺고 살아간다. 비단 사람과 사람의 인연이 아니어도 기르는 애완동물이나 반려식물과의 인연 또한 예사롭지 않은 만남이라고 생각된다.

요즈음은 기능성 텃밭이라 하여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텃밭, 다이어트 텃밭 당뇨 예방을 위한 텃밭, 암 예방을 위한 텃밭 등등 각 종 성인병을 줄이기 위한 텃밭을 만드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추세다.

어떻게 보면 노후의 생활이 화려 할 수는 없다. 그리고 은퇴에서 오는 경제적 상실감뿐만 아니라 희망과 활력까지도 잃어가고 있다. 그러나 노년의 삶이란 원숙함과 여유와 초월함이 아니던가. 존경 받는 노후 생활을 위해서는 마음가짐과 생활 자세를 어떻게 가져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기인 것이다.

친구가 말했다. 권태로움은 아무 것에도 애정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사소함에서 멀찌감치 느끼는 것이다. 그것을 멀티자아요 절제된 자아라고 따라서 세상을 보다 성실하게 살기 위한 것임을 잊어선 안 된다고 강변한다.

퇴보와 쇠락으로 무너져 가고 있는 노후를 어떻게 하면 되살릴 수 있을까. 그것은 떳떳하고 당당한 모습으로 남은 생을 마감 할 때까지 품위를 지키며 살아가는 것이다. 성실한 노후의 삶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도시텃밭이 주는 의미는 또 다른 행복이 아닐까를 생각케하는 계절이다. 작가 김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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