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돼지고기 평균 경매가 ㎏당 5749원, 전날 대비 28% 증가

18일 오전 10시쯤 대전 지역의 한 대형마트의 정육매대에 돼지고기가 진열돼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
18일 오전 10시쯤 대전 지역의 한 대형마트의 정육매대에 돼지고기가 진열돼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경기도 파주, 연천에 연이어 발생한 가운데 돼지고기를 유통하는 지역 업계가 초긴장 상태다.

소비자들도 ASF 파장에 따른 가격 인상 등을 우려하는 눈치다.

18일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파주의 한 양돈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지 하루 뒤인 지난 17일 돼지고기 경매가격은 ㎏당 5749원으로 그 전날 가격인 4476원보다 28.44%가 올랐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파주에 이어 연천에서도 발생하면서 발병 확산 조짐을 보이자 수급 조절 등을 우려하며 지역유통업계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이마트 둔산점 정육코너 담당자는 "해당 발병 지역의 양돈농장과의 거래를 삼가라는 공문이 나온 상황"이라며 "현재 보유주인 돼지고기 물량이 바닥나는 상황을 고려하면 이른 시일 내에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돼지열병 확산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돼지 도축이나 반출을 금지하고 있어 조만간 수급조절에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축산물유통업계도 돼지열병이 지속 확산될 경우 2-3주 내 돼지고기가 급등할 것이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이들은 또 돼지고기 가격 상승에 따라 소비가 줄어들 것을 우려해 정부 방역이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대전 대덕구 오정동의 한 정육점 업주 김 모(62)씨는 "돼지고기는 신선제품이라 수급 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는 품목"이라며 "2주가 지났는데도 지금과 같이 돼지 반출이 금지되거나 상황이 악화돼 돼지열병이 확산한다면 돼지고기 가격은 급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정육점 직원 김효진(38)씨는 "과거 구제역 때처럼 상황이 악화되면 돼지 앞·뒤 다리살인 미박부위, 후지 등 가격이 지금보다 1.5-2배 정도 오를 것"이라며 "과거 방역 경험을 살려 돼지열병 차단이 정부에서 신속하게 이뤄지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돼지고기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에 소비자들의 걱정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이날 대전의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주부 김일숙(53)씨는 "마트에 한 번 나오면 보통 1근 정도 돼지고기를 샀는데 돼지열병으로 가격이 오른다면 절반으로 구매량을 줄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헌규(36)씨도 "경기가 좋지 않아 돼지고기 소비를 줄였는데 가격이 더 오르면 부담돼서 돼지고기 소비를 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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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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