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당권파 퇴진 요구에 손 대표 "단합할 때"

손학규 대표 퇴진을 둘러싸고 바른미래당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비당권파가 추석 이후 지지율을 10%까지 끌어올리지 못하면 사퇴하겠다고 했던 손 대표의 발언을 거론하며 퇴진을 압박하고 나서자 당권파가 반격을 시도하고 나선 것이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중간 지대가 크게 열리고 있다. 제3의 길, 새로운 정치를 준비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단합해야 한다. 조국 사태를 기회로 보수연합을 꾀하는 것은 한국정치를 왜곡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대표의 이 같은 언급은 한국당의 `반조국 연대` 제안에 비당권파인 바른정당계 의원들이 솔깃해하면서 보수통합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손 대표는 이어 "갈 데 없는 민심을 지금 우리가 대변해야 총선에서 승리하고 대한민국 정치구조를 다당제, 연합정치로 바꿀 수 있다"며 "이토록 중요한 시기에 당을 분열시키고 기강을 문란하게 하는 행위를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봇물처럼 터져나온 비당권파의 퇴진 요구에 대한 반격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손 대표의 작심 발언에 문병호 최고위원과 임재훈 사무총장도 동조하고 나섰다.

문 최고위원은 "지금 바른미래당 상황은 물이 들어왔는데 노로 물을 젓지 않고 노로 서로 때리는 상황"이라며 "바른미래당의 살길은 통합과 개혁, 기득권 내려놓기와 새로운 비전 제시를 통한 정치권 새 판 짜기 앞장서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임 사무총장도 "쟁론하는 것은 민주정당에서 얼마든지 가능하고 장려할 것이지만 기-승-전-손학규 퇴진에 정치적 목숨 거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비당권파를 겨냥했다.

앞서 오신환 원내대표와 이혜훈·유의동·지상욱·김수민 의원 등은 17일 손 대표의 리더십으로는 바른미래당이 미래와 희망을 얘기할 수 없다며 추석연휴가 끝난 만큼 손 대표가 약속을 지켜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서울=김시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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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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