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 개업 천동 3구역 신흥원, 내달 말 쯤 폐업…1975년 개업한 장대 B구역 향미원도 걱정 한 가득

17일 대전 동구 천동초등동길에 위치한 중식당 신흥원 외관. 1974년 개업한 이 식당은 천동 3구역 주거환경개선사업으로 인해 오는 10월 말 쯤 문을 닫는다. 사진 = 김태형 기자
17일 대전 동구 천동초등동길에 위치한 중식당 신흥원 외관. 1974년 개업한 이 식당은 천동 3구역 주거환경개선사업으로 인해 오는 10월 말 쯤 문을 닫는다. 사진 = 김태형 기자
17일 오전 대전 동구 천동초등동길. 1층에서 3층짜리 상가가 줄지어 있는 골목에는 한 중식당이 자리하고 있었다. 단촐한 2층짜리 건물 입구에는 `신흥원`이라는 간판이 걸려 있다. 식당 안은 그동안의 세월을 짐작할 수 있는 오래된 식탁과 의자가 놓여 있었다. 개업 연도가 1974년이니 올해로 45년을 맞이했다. 그야말로 아는 사람만 아는 `노포(老鋪)`다. 요즘도 인기 메뉴인 `볶음밥`을 먹으러 먼 길을 마다 않고 찾는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업주인 박선자(74)씨는 "1974년 식당을 열고 지금까지 장사를 해오고 있다. 옛날에 비해 손님이 줄었지만 동네 주민을 비롯한 단골손님은 꾸준히 식당을 찾아오고 있다"며 "하지만 내달 쯤 이면 장사를 그만두려 한다. 나이가 들기도 했고 재개발사업이 추진되면서다. 아쉽다"고 말했다.

대전 곳곳에 도시정비사업이 추진되면서 40년 이상 영업을 해온 노포가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보상절차를 밟더라도 이전개업이 어려운 탓에 업주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이다.

천동 3구역은 주거환경개선사업이 추진 중이다. 한때 답보상태에 머물렀지만 지난 6월 사업시행계획인가·고시를 완료, 현재 보상절차를 밟고 있다. 5년 뒤 면 대규모 공동주택 단지가 들어서 45년의 세월을 버틴 신흥원은 내달 말 쯤 문을 닫는다.

대전 유성구 장대로의 노포 `향미원`도 비슷한 처지다. 유성시장 한 가운데 위치한 향미원은 1975년 개업해 44년째 한자리를 지키고 있다. 유성시장에서 가장 오래된 중식당이기도 하다. 한창 장사가 잘 될 당시에는 2층까지 손님이 몰리기도 했다. 이날 방문한 향미원은 4개의 식탁으로 간간히 오는 단골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업주인 위천자(75)씨는 아직도 장날이면 잊지 않고 찾아오는 손님들이 고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장대 B구역 재개발사업이 추진되면서 위 씨는 걱정이 늘었다. 그 동안 자리를 지켜온 만큼 앞으로도 계속 장사를 하고 싶기 때문이다. 장대 B구역은 지난 6월 조합설립에 이어 최근 설계업체를 선정, 오는 11월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두고 있다.

위 씨는 "유성시장이 현재 모습을 갖추기 이전 식당 문을 열었다. 단골손님은 물론 3대가 손을 잡고 식당을 방문하는 이들도 있었을 정도"라며 "재개발사업이 추진된다는 소식에 너무 마음이 아팠다. 30대 새댁에서 80살을 앞에 둔 할머니가 될 때까지 평생을 바친 곳이기 때문. 걱정이 크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설사 보상을 받더라도 이전 개업이 불가능하다. 이전처럼 마음 편하게 장사를 하고 싶을 뿐이다"고 덧붙였다.김대욱·김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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