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양생법

김기병 참솔한의원 원장
김기병 참솔한의원 원장
한의학 서적 중 황제내경의 사기조신대론편을 보면 사계에 따른 양생법이 나오는데, 수면시간과 마음가짐을 중시하고 있다.

봄에는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며 온화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여름에는 늦게 잠들고 일찍 일어나며 짜증냄을 삼간다.

겨울에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며 편안한 마음을 갖는다. 겨울에는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나며 정신을 안정시켜야 한다.

이는 수면 시간을 계절의 음양의 성쇠 즉, 낮의 길어지고 짧아짐에 맞춰 생활해 체내의 기(氣)를 잘 기르고 보존하도록 한 것과 정신을 각 계절별 오행의 흐름에 맞게 해 오장의 기운 편안하게 하기 위함이다.

봄은 기운이 태어나고 여름은 자라나고 가을은 수렴하고 겨울은 저장하는 계절이다.

간장은 나무에 속하고 태어나는 기운, 심장은 불에 속하고 자라나는 기운, 폐장은 금에 속하고 거둬들이는 기운, 신장은 물에 속하고 저장하는 기운을 지니고 있다.

각 계절의 마지막 18일씩을 장하라고 하며 토에 속하고 이뤄내는 기운을 지니며 비장의 기운과 같다.

무더위와 태풍이 지나고 가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낮과 밤의 큰 기온 차에 여름 더위에 익숙한 몸의 면역력이 떨어져 잔병치레를 많이 하는 계절이다.

평소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들은 폐렴 등의 병에 걸려 심각한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다른 계절은 지면상 다음을 기약하고 가을의 양생법에 대해 알아보자.

가을은 오행(목화토금수)중 금에 속한다. 금은 그 성질이 건조하다. 가을의 건조한 기운이 침입해 기침을 하고 목이 아픈 증상을 추조(秋燥)라고 한다.

추조에는 양조(凉燥)와 온조(溫燥)가 있다. 가을 서풍이 쌀쌀하게 불 때는 양조가 많고 오랫동안 비가 오지 않아 기후가 건조하고 뜨거운 상태에서 가을이 시작돼 건조하면 온조가 되는 경우가 많다.

양조는 두통, 오한, 기침, 땀이 안남, 코막힘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온조는 발열, 발한, 구건, 인후통, 심한 기침, 옆구리 통증, 짙은 가래, 코가 건조해지는 등의 증상이 있다.

둘 다 피부에 윤기가 없어지고 변비가 오는 등 몸 안의 진액이 마르는 증상이 나타난다. 가을은 밤이 길어지며 낮이 짧아지는 계절이다.

기를 보전하기 위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 여름에 비해 일하는 시간을 줄이고 잠자는 시간을 늘려야 기를 보전할 수 있다.

가을에는 양기가 서서히 저하되면서 면역력이 떨어지므로 생각을 안정시키고 정신이 외부로 흩어 지지 않게 해야 양기가 새어나가지 않고 외부의 사기가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그래야 폐의 기운이 맑아진다. 이것이 가을철 양생의 원칙으로 `수렴의 양생`이라고 한다. 가을의 양생법을 지키지 못하면 추조뿐 아니라 폐의 기운이 상해 겨울이 되면 설사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양생의 방법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자연변화에 순응, 생활습관과 정신을 바로해서 건강을 지키는 것이다.

김기병 참솔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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