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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광장] 사기(士氣)에 대한 접근이 달라져야 군 문화도 바뀔 수 있다.

2019-09-17기사 편집 2019-09-17 07: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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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박성규 여주대 석좌교수

이제 곧 국정감사가 실시될 것이다.

군부대를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흔하게 등장하는 단어 중 하나가 "사기"이다. 지난 일이지만 국방부를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장에서 병사들 간식용으로 지급된 우유의 크기가 작다고 사기운운하며 호통을 치는 국회의원도 있었다. 이번에 발행된 국방백서('18.12)에서도 마찬가지다. '사기충천한 군문화 정착'을 위해 핸드폰 사용, 평일 외출 활성화, 병봉급 인상, 자기개발 확대, 건강하고 안전한 급식 등을 추진하겠다고 제시하고 있다. 이처럼 '사기'하면 신분과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하물며 국방부까지도 '복지'를 강조하고 있다. 이는 '사기'와 '복지'을 구분하지 못한 결과다.

군에서 사기를 강조하는 것은 군인의 본업인 싸움(전투)에서 이기기 위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기를 '어떠한 악조건하에서도 개인 또는 부대가 임무를 완수코자 하는 내적정신상태이며 승리할 수 있다는 믿음에 기초한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즉, 임무를 완수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반드시 완수해야 한다는 의지가 충만되어 있는 상태, 다시 말해 강한정신력이 사기라는 것이다.

이처럼 사기는 자신감과 자발적인 동기유발을 본질로 하고 있다. 따라서 사기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이 두가지를 직접적으로 공격하면 된다. 먼저 자신감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는 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해주어야 한다. 왜냐면 능력이 안되면 자신감이 생길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육훈련을 통한 능력부여가 중요하다. "교육훈련을 잘하는 부대가 사기도 높다"는 말의 근본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또 하나 자발적인 동기유발을 위해서는 상·하간의 인간적인 신뢰관계가 중요하다. 왜냐면 자발적인 동기유발을 위해서는 부하들이 스스로 움직여야 하고 그 동력은 그들이 원하는 것을 충족시켜 주는 것인데 그들이 간절하게 원하는 것이 바로 인간적인 신뢰관계이기 때문이다. 부하들이 상급자들로부터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연구결과를 보면 첫째 존중받는 것, 둘째 조직 발전에 기여하는것, 셋째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는 것 등 인간적인 신뢰관계로 무엇이 동기 유발의 핵심인가를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사기는 할 수 있고 해야 한다는 확고한 정신자세로 교육훈련을 통한 능력부여와 상·하간의 인간적인 신뢰관계를 통해 향상시킬 수 있는 것이다.

한편 복지는 따뜻하고 배부르고 편안한 것을 말한다. 복지향상도 필요하다. 특히 병역복무 이행자에 대한 합리적 보상과 국가책임 강화라는 차원에서 필요한 것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복지향상이 반드시 사기향상, 즉 강한 정신력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이런 전쟁(T.R 페런바크)'을 보면 6.25 전쟁시 투입된 미육군을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이들은 여론의 지지를 등에 업고서 군대가 민간인 생활이나 가정생활과 최대한 비슷해야 한다고 주장하던 새로운 종류의 미군정규군이었다. 군기는 이들을 짜증나게 했고, 의회의원들은 지나치게 군기를 잡지 말라고 권고했다. 덕분에 병사들은 모두 살찌고 있었다. -(중략)- 병사가 부사관에게 '빌어먹을...'이라고 말할수도 있었다. 옛날 미육군이라면 이병사는 흠씬 맞고서야 규칙이 어떻다는 것을 즉각 알았을 것이다. -(중략)- 만일 똑같은 일이 캐나다 육군에서 벌어졌다면 중대장 앞으로 끌려가 봉급을 삭감당하고 심지어 30일 동안 영창생활을 했을 것이다." 지나친 복지의 위험성을 실감나게 표현한 글이다. 아울러 중산층 가정을 능가하는 의식주와 군기라는 단어가 사라져가는 우리 군의 현실을 보면서 이 책이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음을 느낀다.

이처럼 사기와 복지는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지향상이 곧 사기향상이라는 고정관념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지나친 복지는 강인한 정신자세, 즉 사기를 파괴할 수도 있다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월남전은 수준 높은 복지와 첨단무기로 무장된 군대가 빈약한 복지와 무기였지만 강인한 정신력으로 무장된 사기충천한 군대 앞에 무릎 꿇은 전쟁이었다. 사기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접근으로 달라지는 군 문화를 기대한다. 박성규 예비역 육군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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