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주요 원유 시설이 예멘 반군의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가동이 중단된 것은 우리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이 되고 있다. 첫째는 최대 원유수입국인 사우디의 생산 차질로 인해 국내 유가에 비상이 걸렸다는 것이고, 둘째는 드론 테러가 한 나라의 핵심 시설을 한 순간에 파괴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이다. 드론을 이용해 주요 시설을 공격하고 각종 테러 수단으로 동원할 수 있음이 사례로 입증됐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각종 무인기와 무인공격기를 생산 배치하고 있는 북한과 마주하고 있는 처지여서 심각성이 클 수밖에 없다.

드론 테러로 사우디 원유생산 차질은 하루 평균 570만 배럴이나 된다. 사우디 생산량의 절반이자 전 세계 공급량의 5%를 차지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꿈틀대는 것은 당연하다. 어제 기준 국제유가 선물 가격이 전날보다 최고 20% 가까지 치솟았다. 한국은 전체 원유의 30% 가량을 사우디에서 수입한다. 우리의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제품 수출량은 반도체 다음으로 많다. 국내 유가뿐만 아니라 수출에도 차질이 우려되는 이유다. 정부는 사우디 사태에도 불구하고 `당장 원유수급에 차질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국제 원유 수급상황과 가격을 봐가며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

사우디 석유시설 테러엔 10대가 넘는 드론이 동원됐다고 한다. 1대가 3-4kg의 폭탄만 탑재해도 핵심시설 타격이 가능하다. 방사성 물질이나 생화학 물질을 탑재한다면 엄청난 인명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 걱정되는 것은 국내도 북한의 무인기가 휘젓고 다닌다는 사실이다. 지난 2014년 백령도와 경기 파주에서 추락한 북한 무인기가 확인됐고 2016년엔 성주 사드기지를 촬영한 무인기도 발견됐다. 미확인 북한 무인기가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가 없다. 저공으로 비행하는 무인기는 레이더로 포착하기가 사실상 어렵다고 한다. 남의 나라 얘기로만 여길게 아니라 북한 무인기에 대한 대비책을 서둘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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