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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보기]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2019-09-16기사 편집 2019-09-16 08: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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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권육상 대전센텀병원 원장
아주 오래전 필자가 평소 존경하던 어르신으로부터 농담 삼아서 들었던 이야기가 있다. '자네는 어떻게 돈을 번다고 생각하는가?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길에서 줍던가, 아니면 남에게서 빼앗던가.'

농담처럼 들은 이야기지만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고대부터 부의 축적은 전쟁을 통한 정복과 약탈 그리고 지배에 의한 통치행위를 통해 이뤄졌다.

현대는 협력과 경쟁을 통한 경제행위에 의해 부의 축적으로 진화되고 있다. 표현이 '줍는다'고 하지만 기발한 아이디어와 창조 행위에 의한 막대한 수요의 창출은 부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수 있는 방편이 돼왔다.

그러나 현대를 사는 보통사람들은 이들처럼 타인의 부를 빼앗을 수도, 거리에 널린 부를 주울 수 있는 재주도 없다. 대부분의 경우에 저마다 가진 역량과 재량을 통해 자그마한 부를 키우거나 모을 수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이런 조그마한 부의 축적 행위를 좀 더 속도 있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바로 협상이다. 협상을 통해 우리는 되기 어려운 일을 이뤄내기도 하고, 알려지지 않았던 지름길을 찾아내기도 한다.

우리 옛말에도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고 했으나, 우리의 선조들은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하는 데는 좀 인색했던 것 같다. 아마도 유교적 가치관에서 점잖지 않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은 매일 협상의 연속일 듯 싶다. 그러나 우리는 그 협상의 디테일에 대해 학교에서도 학원에서도 배워 본 바가 없다.

가정교육에서 친구들과의 교우관계에서 혹은 사회에서 관계를 맺어가면서 스스로 터득을 하곤 한다.

그렇다면 좋은 협상을 위해 가장 좋은 자세는 무엇일까. 바로 공감하는 능력이다. 상대방의 환경과 심리 상태를 이해하고 공감하지 못하면 협상에서 성공하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심지어 어떤 경우에는 상대의 불편한 약점을 긁어서 감정적 반감을 초래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얼마 전 필자의 진료실에 50대 중반의 여성분이 심각한 어깨 통증으로 내원했다.

이미 여러 병원을 찾았고 정밀 검사도 여러 차례 받은 상태로 정확한 진단은 내려진 지 오래였다. 그는 '집에서 아프다고 하면 남편과 아이들이 왜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지 않느냐고 화를 내요. 병원에 가면 의사들이 팔을 잡아 비틀어서 너무 아프고 무서워요. 이전에 갔던 병원에서는 의사 선생님과 싸우고 왔어요. 그래서 용하다는 곳에는 다 가봤어요'라고 말했다.

밤에 자다가 어깨가 아파서 울었어요? 너무 아프면 본인도 모르게 눈물이 나고 울지 않아요? 이거 오래가면 우울증 옵니다 라는 말 한마디에 그 환자분은 눈물을 흘리며 제발 어깨를 고쳐 달라고 마음을 열었다.

그동안 그 환자는 어느 곳 에서도 자신의 상태를 이해해 주는 사람을 못 만났다고 한다. 그 후로 그 환자는 마음을 열고 용기를 내서 치료를 정식으로 받고 3개월 후에는 완치됐다.

흔히 하는 말 중에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던가' 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을 누군가와의 밀당 도중에 하게 되면 이는 실패를 예견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고 가게 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상대방은 절에 남아 있는 것이 이득이 됨에도 불구하고 홧김에 떠나버려 양측이 아무런 이득도 취하지 못하고 감정만 상하게 된다.

양측의 관계는 파탄 나고 원하는 것은 전혀 얻지 못한다. 이것은 비합리적인 판단의 오류를 의미한다. 우리는 실질적인 이득을 생각하기보다 상대방과 비교를 하면서 비합리적인 판단을 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결국 이득을 주도적으로 원하는 사람은 이런 비합리적인 판단의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사람일수록 앞에 당면하고 있는 사실의 자세한 설명과 설득 보다는 가슴속에 맺어져 있는 감성에 대한 동감이 더 효과를 발휘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얼마나 아프면 밤에 울고 있을까요 같이 해결해 봅시다, 아프니까 정밀검사 하시고 수술합시다, 아니면 약 먹고 참고 살던가 등 과연 어느 말에 환자들이 잘 협조해 줄 것인가는 여러분의 판단에 맡긴다.

협상의 기술은 고난도의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배우고 갖추어야 할 생활의 지혜다.

스튜어트 다이아몬드의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Getting More )'를 권하고 싶다.

권육상 대전센텀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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