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의회의 다음 달 해외연수 일정을 두고 지역사회 시선이 곱지 않은 듯하다. 시의원 10명과 사무국 직원 3명이 팀을 이뤄 10월 2일 출국해 5박 7일 동안 프랑스, 스페인을 둘러보겠다는 것인데, 사실상 외유성 나들이에 가깝다는 지적을 낳는다. 상세 일정을 보면 전체 출장 기간 중 그나마 공식 스케줄은 10시간 남짓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관광 일정으로 채워져 있다고 한다. 누가 봐도 정책연수와는 거리가 있음을 눈치챌 수 있는 방증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천안시의회는 이번 해외연수 기회에 해외 스포츠 도시의 대규모 체육시설, 문화재 관리시스템, 안전시설 등을 둘러볼 계획이라고 했다. 이에 덧붙여 축구종합센터 천안시 유치에 따른 해외 우수 사례 반영, 수익창출 및 스포츠 산업 활성화 방안 등 모색에도 강조점을 찍는 모습이었다. 일견 명분과 포장은 그럴싸해보이지만, 기대와는 달리 이는 말의 성찬에 그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일단의 지방의원들이 유럽 축구강국 도시를 둘러본다고 해서 무엇을 얼마나 습득해올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축구센터 유치를 구실로 삼은 것도 앞뒤가 잘 안 맞는다. 축구 비전문가들이 가서 수익창출 모델에 대해 심도 있게 논하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다. 게다가 스포츠산업 활성화라는 정책담론도 지방의회가 학습하고 고만해보기엔 너무 거창하고 무거워 해외연수 목적으로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이도저도 여의치 않은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이번 일정 역시 연수라는 명분으로 그럴듯하게 포장된 외유성 나들이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감이 앞선다.

천안시의회는 10개월 전인 지난 해 12월에도 시의원 전원이 7박 8일 동안 미국 서부도시로 관광성 해외연수를 떠난 바 있다. 그때는 자연환경 보존 활용 사례 시찰을 명분으로 내세웠는데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견강부회`에 다름 아니라는 비판이 뒤따랐다. 이젠 천안시의회 해외연수 정책도 `업 그레이드`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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