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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광장] 이혼에 있어 유책주의와 파탄주의

2019-09-10기사 편집 2019-09-10 08:3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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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신재훈 변호사(법무법인 민율)
배우 안재현, 구혜선이 결혼 3년 만에 파경 위기를 맞았다. 안재현 측이 이혼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발표한 반면, 구혜선 측은 '이혼에 합의한 적이 없고, 혼인파탄에 대한 귀책사유도 없다'는 공식입장을 내놓음에 따라 이혼소송으로 이어질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렇게 부부 중 한 쪽만 이혼을 원하고 다른 쪽은 원하지 않을 경우, 이혼은 가능할까?

기본적으로 우리 법원은 이혼제도에 대해서 '유책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이는 혼인 파탄에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이혼을 청구할 수 없도록 하는 제도이다. 위와 같은 '유책주의'에 대비되는 제도로서 '파탄주의'가 있는데, 이는 혼인관계가 사실상 파탄되어 회복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른 경우, 어느 당사자에게 책임이 있든지 이혼을 허용하는 제도를 말한다.

일례로 지난 6월 법원은 홍상수 감독이 배우자를 상대로 제기한 이혼청구 소송에 대하여, 홍 감독의 이혼청구를 기각한 바 있다. 홍 감독의 배우자가 가정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고수하였고, 배우 김민희와의 외도 등 혼인관계를 파탄시킨 책임이 홍 감독에게 있다고 판단되어짐으로 인해 이혼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우리 법제도가 유책주의를 유지함에 따라 내려진 결론이다.

우리 민법 역시 이혼청구가 가능한 사유를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가 있었을 때, 배우자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및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 등 여섯 가지로 정하고 있는데(민법 제840조), 상대방에게 책임이 있을 때에 한하여 이혼을 청구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으며, 대법원은 '혼인생활의 파탄에 대하여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는 원칙적으로 그 파탄을 사유로 하여 이혼을 청구할 수 없고, 다만 상대방도 그 파탄 이후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함에도 오기나 보복적 감정에서 이혼에 응하지 아니하고 있을 뿐이라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권이 인정된다'라고 판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만일 안재현이 구혜선에 대하여 이혼청구 소송을 제기하고 구혜선이 이혼을 원하지 않을 경우, 혼인관계가 사실상 파탄에 이르렀다는 사실만으로는 이혼이 성립할 수 없고 이혼을 청구한 안재현 측에서 상대방에게 혼인관계의 파탄 사유가 존재한다는 것을 어떻게 주장, 입증하느냐에 따라 이혼의 가부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혼청구를 허용함에 있어 유책주의를 택할 것인가 혹은 파탄주의를 택할 것인가에 관한 문제는 오랜 기간 논쟁거리가 되어 왔다. 파탄주의를 선택하여 혼인의 파탄을 자초한 배우자에게 재판상 이혼청구권을 인정하게 될 경우 혼인제도가 요구하고 있는 도덕성에 근본적으로 배치되고 유책배우자가 상대방을 일방적으로 결혼관계에서 배제시키기 위한 방책으로 악용될 소지가 높다는 것이 유책주의를 유지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의 입장이다.

반면에 유책주의를 선택할 경우 실제 혼인관계가 도저히 회복될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더라도 이혼하지 못하고 형식뿐인 혼인관계가 지속될 수 있어 당사자들에게 결과적으로 불행만을 초래할 수 있으며, 이혼청구 상대방이 그 파탄 이후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함에도 오기나 보복적 감정에서 이혼에 응하지 아니하는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 파탄주의를 채택하여야 하는 근거로서 제기되고 있다.

현 제도가 유책주의를 택하고 있는 것은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상대적으로 열악하여 귀책사유 없이 이혼한 여성배우자가 이혼 후에 경제적으로 자립하거나 사회활동을 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아니한 사정 및 이혼 과정에서 재산분할·부양·양육 등에 관하여 불이익을 입지 아니하도록 하는 제도나 절차도 충분하지 아니한 사정을 고려한 것이다. 사회·경제적 약자인 여성배우자를 보호하려는 목적이 그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를 바꾸어 말하면 여성의 자립에 관한 사회·경제적 여건이 갖추어지고 이혼 과정에서 책임 없는 배우자에 대한 충분한 보상제도가 확립된다면, 파탄주의를 통한 이혼으로써 불행한 혼인관계를 하루빨리 해소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뜻이 될 것이다. 향후 이혼 제도를 둘러싼 논쟁의 추이가 어떻게 변화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신재훈 변호사(법무법인 민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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