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환 한화이글스 투수. 사진=한화이글스 제공
김이환 한화이글스 투수. 사진=한화이글스 제공
한화이글스 신인 선발 투수 김이환(18)은 겁이 없다.

상대 타자가 누구든 주눅 들지 않고 자신만의 투구를 한다. 두산 린드블럼, KIA 양현종 등 상대 에이스 투수들과의 맞대결에선 오히려 눈이 반짝인다.

지난 8일 대전 롯데전에선 1회, 2회에 각각 공 8개와 7개로 상대 타선을 삼자범퇴 시키며 꽁꽁 묶었다. 4회에 실점이 나왔지만 좌익수의 실책성 플레이가 컸다.

올해 신일고를 졸업한 김이환은 2019 2차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 전체 33순위로 한화의 유니폼을 입었다. 한용덕 감독이 예의주시했던 김이환은 올 시즌 스프링캠프에 승선했고 선발감으로 기대를 모았다.

김이환의 주무기는 커브다.

무심한 듯 던지는 커브는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고, 방망이는 속절없이 따라나온다.

무심하게 툭툭 던지는 커브 공은 고교 때도 승부구로 활용했다. 승부를 할 때도 삼진을 잡으려고 힘을 쥐어짜기 보다는 제구를 바탕으로 맞혀 잡는 스타일이다.

커브 구속은 100㎞/h 중반이지만 직구처럼 오다 종으로 떨어져 헛스윙을 유도한다.

김이환은 "커브는 저에게 `카운드 볼`"이라며 "고교 때부터 커브를 많이 던졌고, 승부구로 요구됐던 구종"이라고 말했다.

프로에서는 아마추어 때보다 구속을 줄였다.

김이환은 "프로에 와서는 정민태 코치님이 구속을 낮추는 게 유리하다고 하셔서 고교 때보다는 구속을 줄였는데 시즌이 끝난 후 좀 더 완급조절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 감독도 김이환의 제구력에 만족감을 표하고 있다. 한 감독은 "김이환은 제구가 좋고, 몸 쪽 공략을 잘한다. 완급 조절을 할 줄 안다"고 평가했다.

수 싸움이 좋은 데다 제구력도 뛰어난 그는 신인다운 패기로 선발 역할을 야무지게 해내고 있다.

첫 선발 데뷔전인 지난 달 8일 광주 KIA전에선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고, 두 번째 선발이었던 14일 대전 NC전에서는 5⅔이닝 5탈삼진 2실점으로 첫 선발승을 챙겼다.

김이환은 올 시즌 6경기에 선발로 나와 2승(3패)을 기록하고 있다.

상대와의 수 싸움에 나서면서 볼넷도 줄고 있다.

지난 달 선발 데뷔 이후 4-6개의 볼넷을 내줬지만 25일 대전 두산전엔 데뷔 첫 무볼넷(10피안타) 경기를 펼쳤다.

김이환은 "볼넷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투구를 하고 있다"며 "제구력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로 데뷔 첫 해에 선발 기회를 부여받은 김이환은 "거의 시즌이 끝났기 때문에 남은 경기 동안 타자들을 상대하는 법을 많이 배우고 싶다"며 "등판할 때마다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를 매 번 느끼고 있다. 공 하나 하나를 던질 때마다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민재 등 선배들의 조언이 큰 힘이 된다고도 했다. 그는 "장민재 선배가 편하게 임하라고 조언해주는 데 선배들의 말 한마디가 마음을 다잡는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탄탄한 토종 선발진이 부재한 한화에게 김이환은 한 줄기 빛이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후반기 대체 선발로 투입되다보니 아직까지 성적은 크게 뛰어나진 않지만 장기적으로 한화의 미래 선발 자원"이라며 "올해 선발 경험은 내년과 그 이후까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이환은 "좋은 제구력과 빠른 구속을 갖춘 투수가 목표"라며 "코칭스태프와 선배들에게 많이 배워 좋은 투수로 성장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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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환 한화이글스 선수. 사진=강은선 기자
김이환 한화이글스 선수. 사진=강은선 기자

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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