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감이 극에 달한다.

한 달 가까이 그의 이름이 매스컴에 빠진 적이 없다.

이제 매조지할 시간이다.

조국 얘기다.

그러나 그가 `서해맹산`이 될 지, `만신창이`가 될 지 장담하기 어렵다.

임명권자인 문 대통령이 결정할 몫이다.

조 국 전 민정수석은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 된 지난달 9일 `서해맹산`을 꺼냈다.

그는 이날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면서 "`서해맹산`의 정신으로 공정한 법질서 확립, 검찰개혁, 법무부 혁신 등 소명을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서해맹산`은 `바다에 맹세하고, 산에 다짐한다`는 뜻으로 이순신 장군이 한산도에서 읊은 한시에 나오는 문구다.

이순신 장군이 죽음을 불사한 비장함을 담아낸 `서해맹산`을 빌려 그가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명확했다.

강남 좌파라는 얘기를 들으면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진보학자로 사회 부조리 문제에 대해 입 바른 소리를 한 그이기에 사법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는 컸다.

그렇게 그에 대한 검증은 시작됐다.

하지만 검증의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가 알던 조국이 맞나 싶을 정도로 그의 가족과 관련한 입시, 사학, 권력 등의 비리 의혹으로 얼룩졌다.

그의 입 바른 소리는 이제, `언행불일치`라는 부메랑으로 다가와 `조로남불`이라는 신조어로 조롱거리가 됐다.

그는 자신과 관련된 의혹이 없다고 주장을 하고 있지만 `수신제가(修身齊家)`를 못한 그를 향한 세간의 비난과 비판은 혹독했다.

국민들이 조 후보자의 임명 찬성보다 반대가 많은 목소리를 내는 이유다.

검찰 의도의 순수성이 논란이 되기는 하지만 법무부 장관 후보자인 그의 가족을 압수수색하는 지경까지 이르렀고, 그의 부인은 6일 조 후보자의 청문회 막판 딸을 위해 자신이 다니는 대학의 총장상을 위조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 됐다.

그는 2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 기자의 대권 도전을 묻는 질문에 "지금같이 `만신창이`가 돼 있는데, 무슨 대권이겠습니까. 어림없다고 생각을 한다"며 심경을 토로했다.

당차게 `서해맹산`으로 시작을 했지만 성할 곳 없이 `만신창이` 된 지금 그의 모습이 측은하다.

어느 시트콤 제목처럼 세상을 향해 `거침 없이 하이킥`을 날리던 조국은 어디로 갔나.

박계교 지방부 서산주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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