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 사상...건물도 파손

[사진=빈운용 기자]
[사진=빈운용 기자]
강풍을 동반한 제 13호 태풍 `링링`이 7일 서해안을 따라 북상하면서 충남 보령에서 70대 노인이 강풍에 날아가 숨지고 건물이 파손되는 등 충청권에도 큰 피해를 남겼다.

8일 충남도와 경찰,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대전·충남에서 1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치는 인명 피해와 함께 건물 파손과 정전, 단수 등 피해가 속출했다.

7일 오전 10시 30분쯤 보령시 남포면에서 최모(75) 할머니가 트랙터 보관창고 지붕이 바람에 날아가는 것을 막으려다 돌풍에 함께 날아가 변을 당했다. 비슷한 시각 보령시 성주면에서는 철골 구조물이 무너지면서 60대 부부가 다쳤고, 태풍 피해를 복구하던 공무원과 소방관이 다치기도 했다.

같은 날 오후 4시 9분쯤 대전 유성구 한 상가에서 강풍에 간판이 떨어지면서 A(59)씨가 다쳤다. 이 사고로 A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현재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강풍에 나무가 쓰러지고 정전 등의 피해가 발생했으며, 수확을 앞둔 과수와 벼 등 농작물 피해도 컸다.

충남 서천군 한산면에서는 가로수가 쓰러지며 전선을 건드려 330여 가구가 정전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와 함께 보령 대천1동 285가구, 태안 남면 1550가구 등 충남에서 총 4900여가구가 한때 전기 공급이 끊기는 불편을 겪었다.

태풍에 가장 근접했던 태안에서는 안면도 명물인 안면송 120그루, 안면읍 승언리 모감주나무군락(천연기념물 제138호)의 모감주나무 6그루 등이 강풍을 이기지 못하고 뿌리째 뽑히거나 부러졌다.

강풍으로 인한 충남도 벼 피해 면적도 1138.3㏊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날 내륙인 대전과 세종, 충북도 피해가 잇따랐다.

강풍을 동반한 태풍으로 대전 동구 보건대학교 기숙사 외벽에 설치한 드라이비트가 뜯겨져 나가고 가로수 56그루가 넘어졌다. 이와 함께 거리의 간판 6개와 신호등 3곳 등 총 94개의 시설물 피해가 발생했다. 세종에서는 소정리역 철길 인근 고물상 지붕 패널이 철로 위로 떨어졌고, 어진동 공사 현장 임시 가설물이 휘어지는 등 53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충북에서는 충주시 수안보면의 단독주택 지붕이 날아가 주민 1명이 긴급 대피했고, 청주시 흥덕구 신봉동에서는 가로수가 쓰러지면서 주택 담벼락이 파손됐다. 또 영동군 상촌면 물한리 야산에서 2t 무게의 돌이 도로변으로 굴러 떨어져 한때 교통이 통제되기도 했다. 이밖에 강풍으로 인해 수확을 앞둔 과수 151그루가 쓰러지고, 58.4㏊에서 과일이 떨어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청주에서 제주로 떠나는 항공기 14편이 결항되는 등 하늘길도 막혔다.

충북도 관계자는 "파손된 시설물은 조속히 복구를 끝낼 것"이라며 "정확한 집계가 이뤄지면 강풍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로·김정원· 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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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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