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 지문길이·난이도 조정…수학도 쉽게 출제

2020학년도 9월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가 지난 4일 전국에서 치러졌다. 9월 모평은 6월 모평과 함께 당해 수능 난이도, 출제 경향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준거이기 때문에 시험을 치른 이후가 더 중요하다. 수험생들은 시험이 끝난 뒤 가채점을 통해 객관적 위치를 파악하고, 이전에 치렀던 모평 성적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6·9월 모평을 바탕으로 예상되는 수능성적에 따라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와 정시 지원가능 대학을 설정, 수시 및 정시 지원전략을 세워야 한다. 특히 이번 모평은 10일 마감되는 수시 지원과도 관련이 깊어, 결과를 세밀히 분석, 지원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이번 모평은 국어, 수학, 영어 등 주요영역이 모두 어려웠던 6월보다 평이하게 출제됐다. 국어는 지난해 수능과 올해 6월 모평에 비해 다소 쉽게 출제됐다. 초고난도로 출제됐던 지난해 수능과 6월 모평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독서 영역에서는 지문의 길이와 난이도를 조정한 흔적이 보인다. 특히 과학기술 지문 난이도를 비교적 낮춰, 학생들에게 다소 여유를 줬다. 초고난도 문제는 30번과 41번이었다. 30번은 점유·양도·소유권·물리적 지배 등 제시문에서 언급한 개념들을 정확하게 구분하고 파악 해야지만 풀 수 있는 문제였다. 41번의 경우 제시문의 내용을 구체적인 상황에 적용하는 문제라는 점에서는 익숙한 문제 유형이었지만, 정확한 개념을 적용해야만 풀 수 있다는 점에서 난이도가 있는 문제였다. 수학 가형은 전년도 수능과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 지난 6월 모평보다는 다소 쉽게 출제됐다. 문제 표현이 간결해져 긴 문장을 해석하는 데 시간이 걸렸던 학생들에게는 이번 시험의 체감 난이도가 낮아졌을 것을 것이다. 최고난도 문항 역시 지난 수능이나 6월 보다 어렵지 않게 출제됐다. 반면 4점 문항 중에서 낯설게 느낄 만한 문항이 출제돼 당황한 학생들이 있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고난도 문제는 문항형태가 익숙하지 않아 접근하기 어려웠던 21번과 합성함수의 미분과 치환적분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면 어려움을 겪었을 30번이었다. 수학 나형은 전년도 수능, 6월 모평에 비해 다소 쉬운 난이도를 보였다. 평이한 난도의 문제들이 상당수 출제됐고, 문제 유형 역시 한 두 문항을 제외하고는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고난도 문항 역시 6월과 비교했을 때, 다소 쉬운 것으로 나타났다. 나형에서도 대부분의 응시생들이 21번과 30번 문제에서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어영역은 1등급 비율이 5.3%였던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다. 반면 1등급 비율이 7.8%였던 올해 6월 모평에 비해서는 약간 어렵게 출제됐다. 어법, 빈칸 등 고난도 문제의 난이도는 6월 모평과 비슷했다. 하지만 주제·제목·밑줄 추론 등 전반부 지문들이 6월 모평에 비해 시간을 좀더 요구하는 형태로 출제됐다. 나머지 고난도 유형 중 글의 순서, 문장 삽입 등 문제 역시 풀이 능력보다는 해석능력을 요구하는 문제들이 많았다. 이같은 이유로 문항 풀이 자체의 난이도보다는 시간관리 문제로 인해 수험생들의 전반적인 등급이 다소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이번 9월 모평에서 출제된 EBS연계 문제들은 단순한 지문 암기만으로는 바로 정답을 도출하기 어렵게 출제됐다. 또 EBS 지문에서 글의 흐름과 문맥을 정확하게 파악해야만 풀 수 있는 문제들로 구성됐다. 9월 모평은 올해 치러질 수능을 미리 엿볼 수 있는 시험이다. 수험생들은 9월 모평에 대한 복습을 필수과정으로 생각해야 한다. 단 9월 모평도 실제 수능이 아니기 때문에 모평 가채점 결과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시험결과에 집중하기보다는 앞으로 남은 시기 `어떻게 마무리 학습을 할지`에 대한 기준에 의미를 두고, 영역별 학습을 해나가도록 하자. 모평 이후 수능까지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수능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또 많은 대학들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에 수능 성적은 정시뿐만 아니라 수시에서도 중요하다. 따라서 수시에서 논술이나 적성고사 등 대학별 고사에 모든 것을 걸고 수능 학습을 등한시하기 보다는 수능학습을 우선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수능 학습 계획을 먼저 세우고 가용한 시간 범위에서 대학별 고사를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평가팀장은 "9월 모평은 최종 수시지원여부판단 및 정시를 준비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잣대가 되는 시험"이라며 "결과보다는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좀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당부했다.주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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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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