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는 늦은 밤 여성이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도록 동행하는 서비스가 있더라. 방송에서 봤는데 대전도 있었으면 좋겠다." 며칠 전 지인으로부터 여성안심귀가서비스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최근 서울 신림동에서 귀가하던 여성을 쫓아가 집을 침입하려던 남성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되며 공분을 샀다. 이후 광주에서도 혼자 사는 여성을 따라간 남성이 집에 침입하려 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며 심야시간 홀로 집으로 가는 여성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누가 뒤따라오는지 확인하고 휴대전화를 가지고 걷거나 호신용품을 챙기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는데 요청을 하면 집으로 데려다 주는 여성안심귀가서비스가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대전에도 비슷한 서비스가 있었다. 심야시간대 여성들의 안전한 귀가를 돕기 위해 경찰이 주택가, 골목길 등을 순찰하고 여성들의 주거지까지 동행하는 것이다. 기사를 검색하니 2011년부터 대전경찰은 여성귀가서비스를 시행해 2011년 4월부터 2012년 7월까지 1808건으로 한달 평균 120여 명의 시민이 이용했다고 한다.

최근들어 이용률이 급증했을 것 같아 취재를 시작했는데 담당 부서가 없어 답답하기 짝이 없었다. 결론은 이제 여성안심귀가서비스를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전후사정을 들어보니 한동안 해당 서비스를 운영했으나 여러 이유로 흐지부지됐다는 것이다. 현재 여성귀갓길을 동행하는 서비스는 하고 있지 않지만 여성안심귀갓길, 여성안심구역 등을 대상으로 심야시간대 집중 순찰하고 폐쇄회로(CC)TV, 보안등 등을 확대 설치하며 환경 변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안전한 귀갓길 조성을 위한 환경 변화에 주력하고 있지만 본인이나 보호자 등이 112 또는 지구대로 전화를 해 불안하다며 요청한다면 당연히 집까지 태워준다"고 말했다.

때마침 정부에서 여성안심귀가서비스 추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가족부가 대전시에 해당 서비스 참여 여부에 대한 의견 수렴을 했는데 시는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한다. 향후 해당 서비스 도입 여부는 지켜보면 될 것 같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속담이 있다. 수단을 가리지 않고 목적을 이루면 된다는 뜻인데 평소 좋아하는 속담은 아니지만 귀갓길 동행 서비스를 시행하든 무엇을 하든 여성,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안전한 사회를 기대해본다. 김정원 취재1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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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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