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문은 그냥 열리지 않았다] 강진원·노형일 지음/렛츠북/256쪽/1만5000원

우주의 문은 그냥 열리지 않았다.
우주의 문은 그냥 열리지 않았다.
2013년 1월 30일. 한국인에게 감격을 선사하며 우주로 나아간 나로호를 보고자란 세대라면 누구나 한번 쯤은 과학자의 꿈을 꿔봤을 것이다. 지난해 11월 27일에는 `누리호`가 75톤급 엔진을 달고 실험발사체 발사에 성공했다.

"영업하세요?"

누리호를 개발하는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진이 가장 많이 듣는 `웃픈(웃기지만 슬픈)` 말이다. 항우연에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까지 300㎞정도 되는 거리를 수없이 오가니 차량 계기판 주행거리는 쉴 새 없이 치솟아 오른다.

지금까지 우주로 나간 500여 명의 사람 중 한국인은 단 한 명뿐. 그 뒤에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더라도 우직한 개척자 정신으로 희망을 쏘는 사람들이 있었다. 성조기 보다 낮게 걸린 태극기가 서러워 새로 만든 시험실 마다 태극기를 내걸며 자존심을 지켜온 국내 연구진들이 있었다.

궁금하지만 어렵게만 느껴졌던 우주와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말랑말랑하게 풀어 쓴 신간 `우주의 문은 그냥 열리지 않았다`가 나왔다.

과학전문기자 강진원 TJB 대전방송 기자와 노형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선임행정원이 공동집필했다. 우주의 매력에 빠져 `우주`에 목숨건 이들을 취재해온 기자와 연구진들의 처절한 노력과 고뇌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홍보맨이 사명을 가지고 책을 펴냈다.

20년 가까이 러시아 북단, 아마존 등 세계를 누비며 우주개발의 현장을 취재한 강진원 기자는 "딱딱한 우주를 말랑말랑하게 풀어쓰는 데 집중했다"며 "대중을 위한 우주 전도자로서 일하는 것이 이 길에 투신한 기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주의 문은 그냥 열리지 않았다`는 인류의 우주 탐험에 대한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한다. 인류가 1969년 달에 착륙시킨 첫 탐사선부터 태양계를 벗어나 `인터스텔라`를 항해하고 있는 보이저 탐사선이 탄생하기까지 수없이 많은 땀과 눈물, 실패와 극복, 좌절과 열정, 승리의 스토리를 담았다

외로운 비행과 빨간 스포츠카를 타고 우주를 드라이빙하는 스타맨의 이야기, 우주 돛배 `이카로스`의 멋진 항해와 7년 만에 만산창이가 되어 돌아온 혜성 탐사선 `하야부사`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밤낮 없이 외계인을 찾는 사람들과 4번째로 국제우주정거장으로 올라간 50대 아저씨의 사연 등을 감동적으로 전한다. 미처 몰랐거나, 알고싶어도 알기 어려웠던 로켓 개발 사업에 참여한 항우연 연구진들의 일상도 엿볼 수 있다.

신성철 KAIST 총장은 추천사를 통해 "우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연구자들의 도전기는 그 자체만으로 국적을 뛰어넘어 독자들에게 희망과 감동을 선사하기 충분하다"고 평했다. 우주에 대한 인간의 끝없는 열정 그리고 그 위대했던 도전을 `우주의 문은 그냥 열리지 않았다`에서 만나보자.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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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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