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줄읽기]부부 회화나무 외

△부부 회화나무(박무성 지음)=신간 `부부 회화나무`의 저자 박무성 시인은 대전과 충남지역에서 수십년 간 교직생활을 마치고, 이제는 지나온 생에 대해 조용한 시적관심을 펼치고 있다. 회화나무란 사람들 가까이에서 복을 주면서 친근감과 함께 오래 살아가는 나무다. 시인은 그 나무에 `부부`를 붙였다. 가장 아름다운 부부의 모습으로서의 극치, 그것이 부부 회화나무이기 때문이다. 박 시인은 책의 서두 `시인의 말`에서 "시는 인생에 대해, 우리의 존재에 대해 그리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나름의 내 물음과 답에 대한 노래"라고 말한다. 시는 총 80편으로 22편이 춤의 언어와 언어의 춤으로 구성돼 춤의 분야에 진념했다. 저자는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 기독교인 중에서도 겉사람만 교인인 크리스천과 속사람이 성령체험으로 뜨겁게 변해본 경험이 있는 독자들이 느끼는 울림이 다를 것이라고 말한다. 시와정신사·144쪽·9000원

△서쪽으로(모신 하미드 지음·권상미 옮김)=단 네 편의 소설로 `한 세대의 가장 창의적이고 재능 있는 작가`라는 평을 들으며 이 시대의 가장 주목받는 작가 중 하나로 떠오른 파키스탄 출신 작가 모신 하미드의 신작 `서쪽으로(Exit West)`가 출간됐다. 작가는 이번에는 끝없이 이동하는 `난민`으로서의 삶을 이야기한다. 난민들이 넘쳐나지만 아직 전쟁 중이지는 않은 어느 도시의 강의실, 보수적이고 따뜻한 청년 사이드는 도발적이고 독립적인 성향의 나디아에게 강하게 끌린다. 두 사람은 조심스럽게 만남을 시작해 곧 서로에 대한 강렬한 감정에 휩싸이고, 그사이 도시가 전쟁의 불길에 휩싸이며 그들의 관계는 생명의 위협 속에서 위태롭게 타오른다. 가족과 사촌이 폭탄에 목숨을 잃고 익숙했던 거리가 익숙하지 않은 모습으로 바뀌기 시작하는 가운데 전쟁이 없는 타국의 도시로 빠져나갈 수 있는 `문`에 대한 소문이 돌고, 사이드와 나디아는 새로운 곳에서 그들의 삶을 시작하기로 마음먹는데……. 문학수첩·264쪽·1만 2000원

△돈의 흐름으로 보는 세계사(미야자키 마사카쓰 지음·송은애 옮김)= 베스트셀러 `하룻밤에 읽는 세계사` 작가 미야자키 마사카쓰가 집필했다. 은화에서 지폐로, 다시 전자화폐로 변모해온 약 2,500년간의 `통화(currency, 通貨)`의 역사를 중심으로 세계사를 설명한다. 지금껏 우리가 역사 시간에 배웠던, 민족.국가.권력자.이념을 기준으로 서술된 유럽 중심의 세계사로는 총체적인 역사 과정을 이해하기 어렵다. 기원전 4000년부터 세계사 변동의 토대는 바로 `돈`이었기 때문이다. 일례로 로마 제국이 자멸한 것은 `질 낮은 통화`를 발행했기 때문이며, 로스차일드 가문이 19세기 유럽 금융의 지배자가 된 배경에는 나폴레옹 전쟁과 거액의 비용 문제가 얽혀 있었다. 또한 파운드와 달러가 세계 `기축통화`가 된 이유, `비트코인`이 통화가 될 수 없는 이유 등 금융 세계의 특이점도 화폐의 연대기를 알아야 `진상(眞相)`을 제대로 알 수 있다. 이렇게 사회변혁을 주도하는 `돈`과 이를 둘러싼 시스템의 변화를 통해 역사를 풀이하면, 현재와 앞으로의 세계정세를 파악하는 안목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252쪽·1만 6000원

△사회적 공감(크리스천 데이븐포트 지음·한정훈 옮김)=이 책은 공감을 개인적 공감과 사회적 공감 모두를 포함하는 폭 넓고 대단히 중요한 개념으로 정의한다. 개인적 공감은 대중적 차원이나 매체에서 가장 흔히 사용되는 `공감` 개념이며, 사회적 공감은 개인적 공감에 토대를 두지만 다른 무엇보다도 세상을 보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저자는 사회적 공감을 하려면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서야한다고 말한다. 특히 우리와 외모가 다르고, 우리 주변에 살지 않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지 않은 사람들의 입장에 서야 한다. 카메라를 비유로 사용하면 이렇다. 클로즈업 렌즈를 통해 세상을 보는 것은 개인적 공감이고, 광각 렌즈로 세상을 보는 것은 사회적 공감이다. 이타주의, 협력, 도덕성 같은 사회친화적 행동은 심리학에서 사람들 간의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일컫는다. 이 책은 공감할 때 사회친화적 행동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사회친화적으로 행동할 가능성이 더 높고, 선행을 행복감과 연결하는 사람일수록 이후 공감이 일어날 때 그렇게 할 가능성이 더 많다고 본다. 물론 때로 공감적 반응이 어렵고 보람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저자는 다른 사람을 돕는 일이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행복을 가져다준다고 말한다. 더 나아가 공감 능력을 더 넓은 사회적 차원으로 적용하는 사회적 공감이야말로 모두를 더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생각이음·388쪽·1만 8000원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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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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