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들은 물가가 오르는 인플레이션보다 디플레이션을 걱정한다. 경제의 활력이 그만큼 떨어졌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게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통계청은 농수산물 가격이 떨어지고 국제유가도 내려 마이너스 물가를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가 부진한 것도 일부 있겠지만 디플레이션은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은행도 최근 현상은 공급 요인과 제도적 요인 탓이라며 디플레이션 징후로 보기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연말부터는 물가가 빠르게 반등할 것이라며 우려를 차단하고 나섰다.
소비자물가 하락엔 반드시 그럴 만한 연유가 있기 마련이다. 전문가들의 진단처럼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나타내는 것일 수 있다. 이를 알아채고 대처를 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과도한 불안감이 상황을 그르칠 우려가 있지만 그렇다고 긴장을 늦춰서 될 일도 아니다. 우리 경제는 저성장, 저금리, 저물가의 `3저`가 이어지고 있다.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고 할 수 있다. 미중 무역전쟁에 일본의 경제보복 등 대내외 악재도 지속되고 있다. 소비자물가 첫 마이너스는 강력한 경고임에 틀림이 없다. 조만간 반등하겠지 하는 안일한 대응은 금물이다. 정책 당국은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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