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족산맨발축제. 사진=맥키스컴퍼니 제공
계족산맨발축제. 사진=맥키스컴퍼니 제공
경기침체 장기화와 주52시간제 도입, 음주운전 처벌 강화 등으로 주류 소비문화가 급변하면서 전체 주류시장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지역 주류업체들은 하이트진로(참이슬), 롯데주류(처음처럼) 같은 전국구 대기업들의 홍보·마케팅 총력전에 맞서 치열한 수성전(守城戰)을 치러야 하는 추가 악재에 직면해 있다. 대전·충청권 대표 소주 `이제우린`을 생산하는 맥키스컴퍼니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맥키스컴퍼니가 연고를 둔 대전·충남은 지리적으로 국토의 중심에 위치해 있고, 상대적으로 지역색이 강하지 않다보니 `지역소주`에 대한 애착도 덜하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총평이다.

특히 중앙행정기관이 이전한 세종, 수도권과 가까운 천안·아산, 산업이 밀집한 당진 등 비교적 젊은층 인구가 많고 외지인구 유입이 활발한 충남 북부권 중에선 `이제우린`이 한 자릿수 시장점유율을 보이는 곳도 있다. 반면 금산 등 충남 남부는 최대 85%에 달하며 대전에서는 그나마 65%대로 선방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지역에 수익을 환원하고 소주가격 인상도 마다한 향토기업 맥키스컴퍼니로선 지역과 함께 해온 반백년 세월이 야속할 법도 하다. 대전·충청의 정론지 대전일보가 창간 70주년을 준비하고자 기치로 내건 `신(新) 물산장려운동`의 소중한 시발(始發)은 "이제우린 주세요" 라는 소박한 외침이다.

◇`이제우린은 지역민·지역자원의 결정체`=`이제우린` 360㎖. 이 작은 녹색 병 속에 지역 깊은 산골 물과 그 물을 길어 밥을 지어먹고 살아온 사람들의 땀이 섞여있다. 불순물을 걸러내고 농도가 묽어져 보이지 않을 뿐 지역 특유의 물맛과 흙냄새가 스며있다. 맥키스컴퍼니 생산공장은 대전 서구 오동 대둔산 자락 영골 11만 5700㎡(3만 5000평) 부지에 자리 잡고 있다. 소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물은 이곳 청정지역 지하 92m 암반층에서 끌어올린 지하수다. 맥키스컴퍼니는 연간 4억 원에 가까운 물세를 지자체에 내고 있다.

`이제우린`을 상품으로 만들어 내는 건 사람의 몫이다. 지역에 살고 있는 생산공장 직원 90명의 땀과 정성어린 손길이 더해진다. 소주병은 천안에서, 상표·라벨은 대전에서 만들어진 것을 사다 쓴다. `이제우린` 한 병에 지역주민의 열정과 연간 20억 원가량의 원부자재·소모품 등 각종 비용이 녹아 들어가 있는 것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현장영업을 하는 직원 59명의 부지런한 발품을 거쳐야 `이제우린` 한잔이 소주잔에 담긴다. 맥키스컴퍼니 임직원은 204명으로 대전 164명을 포함, 모두 185명(91%)이 충청권에 정착해 살고 있다.

서울에서 운영 중인 인상주의 명작 기반의 체험형 테마파크 `라뜰리에` 등 콘텐츠사업 인력 19명을 제외하면 100% 지역인재로 채워진 지역민의 기업인 셈이다. 주류에 부과돼 납부하는 세금도 수백 억 대다. 주세와 부가가치세, 교육세 등 635억 원은 국세로, 지방소득세와 재산세 등 5억 원은 대전 서구청 살림살이로 쓰인다.

◇`1016원은 회사곳간으로만 가지 않는다`=맥키스컴퍼니의 공유가치창조(Creating Shared Value·CSV) 경영은 지역의 기존 자원에 조직과 직원의 강점 그리고 콘텐츠를 입혀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귀결된다. `계족산 황톳길`은 그 정점에 있다. 맥키스컴퍼니는 2006년 9월 계족산 임도(14.5㎞)에 양질의 황토 2만t을 사다 깔고 13년째 매년 2000t을 들여 보수·관리 중이다. 눈비에 쓸려 허물어지는 황톳길을 유지하는데 1년에 10억 원을 쓰고 있다. 그 사이 황톳길 맨발걷기가 입소문을 타면서 전국에서 연간 100만 명이 다녀가는 힐링의 명소로 거듭났다. 한국관광 100선에 3회 연속 선정된 힘이다.

깊은 산중에 피아노를 올려 작은 무대에서 클래식 음악을 선사하는 뻔뻔(fun-fun)한 클래식 공연도 2007년부터 이어지고 있다. 뮤지컬과 연극, 개그를 섞어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기는 이 무료공연에 연간 7만여 명이 몰려든다. 맥키스컴퍼니가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채널은 이밖에도 전세계 유일의 맨발문화축제로 진화하는 계족산 맨발축제, 매년 1월 1일 11시 11분 11초 대전엑스포시민광장 일원이 인파로 들썩이는 대전맨몸마라톤이 있다. 맥키스컴퍼니의 CSV 연간 예산은 20억 원에 달한다. 문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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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족산황톳길. 사진=맥키스컴퍼니 제공
계족산황톳길. 사진=맥키스컴퍼니 제공
`이제우린` 소주.
`이제우린` 소주.
맥키스컴퍼니 대전 생산공장 전경. 사진=맥키스컴퍼니 제공
맥키스컴퍼니 대전 생산공장 전경. 사진=맥키스컴퍼니 제공
맥키스컴퍼니 대전 생산공장 생산라인. 사진=맥키스컴퍼니 제공
맥키스컴퍼니 대전 생산공장 생산라인. 사진=맥키스컴퍼니 제공
맥키스컴퍼니 대전 생산공장에서 직원이 `이제우린` 소주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맥키스컴퍼니 제공
맥키스컴퍼니 대전 생산공장에서 직원이 `이제우린` 소주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맥키스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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