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이 세계 최하위 수준으로 떨어졌다. 통계청이 어제 발표한 `인구 현황 및 전망`에 따르면 2015-2018년까지 최근 4년간 평균 합계출산율이 1.11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 세계 201개국 가운데 가장 낮다고 한다. 유엔이 추계한 2015-2020년 전 세계 합계출산율 평균 2.47명보다도 1.36명이나 부족하다. 우리나라는 1970년대까지만 해도 세계 평균수준의 합계출산율을 유지했지만 급격한 출산율 저하로 인해 세계 꼴찌로 떨어진 것이다. 그렇다고 당장 총인구가 줄어드는 건 아니다. 하지만 저출산은 단순한 인구 문제가 아니라 나라의 존립과도 관련이 있어 걱정이 된다.

정부가 저출산 문제에 손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10년간 저출산 해소를 위해 투입된 예산만 100조 원이 넘는다. 내년에도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20조 원이 넘는 예산을 편성한 상태다. 영유아 보육지원과 신혼부부 주거지원 등에 집중하기로 한 모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출산율이 반등했던 적이 없다. 이는 단순히 예산투입만으로 저출산이란 고차방정식을 풀 수 없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최근 국회입법조사처의 보고서를 보면 저출산은 단순히 비혼이나 만혼 추세보다는 사회·경제적 양극화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동안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지만 기대 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은 이유일 것이다.

한국보다 앞서 저출산 문제에 직면했던 유럽 주요 국가들의 접근 방식은 우리와 차이가 있다. 낳기만 하면 국가가 책임지고 키워주는 방식을 택했다고 할 수 있다. 유치원을 국가가 운영하고 입양을 장려하는 등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했다. 프랑스의 경우 GDP의 2.8%를 저출산 문제에 투입했다고 한다.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자 0.5%에 불과한 한국과는 비교가 안 된다. 이제 한국도 낳기만 하면 양육과 교육은 나라가 책임을 질수 있어야 저출산 문제를 풀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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