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부모들은 유아기 아이에게 공부 습관을 가르칠 때, 책상에 가만히 앉아있게 하는 첫 단계부터 난관에 부딪힌다. 30분은 고사하고 10분도 책상에 앉아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부모들은 `이 아이는 누굴 닮아 이럴까?`라는 생각에 빠지기도 한다.

부모도 사람인지라 산만한 아이에게 자연스레 언성을 높이게 된다. 이런 훈육이 반복되다 보면 혼나는 아이는 그 시간을 회피하려고 하며, 덩달아 공부하는 행위 자체를 싫어하게 된다. 만약 부모가 이와 같은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면 `친해지기` 방법으로 접근하는 것을 추천한다.

산만하고 쉽게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는 대부분 호기심이 많다는 특징이 있다. 우선 이런 아이들에게 해야 할 첫 번째 일은 책상이라는 공간을 좋아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방법은 아주 쉽다. 먼저 책상에 함께 앉아 아이와 함께 놀아야 한다. 아이가 좋아하는 색칠놀이나 간단한 보드게임을 할 수도 있고, 아이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책상에 앉아 가지고 놀게 해주는 것도 좋다. 어떤 방법으로든 책상에 30분 이상 앉아 있었다면 바로 아이를 칭찬을 해주도록 하자. 유아기의 아이가 30분 이상 앉아서 무언가에 집중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다. 어른의 시간을 기준으로 아이를 평가해서는 안된다.

두 번째는 책을 좋아하게 만드는 것이다. 아이가 책에 흥미를 갖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산만한 아이가 단번에 가만히 앉아 책을 읽는 데 집중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호기심이 많은 아이일수록 책 속에 얼마나 재미있고 흥미로운 정보가 많은 지 알게 되면 책 읽기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아이가 책을 장난감 가지고 놀 듯 허용해 책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줘야 한다. 아이들이 장난감처럼 책을 만지고, 물고, 가지고 놀 수 있도록 한다. 처음에는 아이가 책이라는 물건에 쉽게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그림이 많이 들어있는 책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책을 읽지 않더라고 그냥 내버려 두고 아이가 스스로 관심을 보이거나 집중할 때 자연스럽게 책을 읽어주도록 한다. 아이가 조금씩 책을 읽기 시작할 때, 마지막으로 아이가 내용을 잘 숙지하는 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책을 보는데 내용은 읽지 않고 그림만 대충 훑어 본다거나 책을 올바르게 읽지 않는다면 아이의 행동을 지켜보되, 잘못을 지적하거나 혼내는 방식으로는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 아이 스스로 올바른 책 읽기를 깨치지 못한다면 부모가 올바른 방법으로 길을 터줄 수 있어야 한다. 책을 읽고 난 뒤 아이와의 문답 등을 통해 내용을 잘 숙지했는지 확인한다. 또 어떤 내용이었는지,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등을 공유하는 시간을 자주 갖는다. 그러면 아이가 자연스럽게 올바른 책 읽기 습관을 가지게 될 것이다.

유아기 아이를 기르는 부모라면 내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뒤쳐지지 않을까 초조해하며 예민해 지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부모가 걱정하는 대부분의 문제들은 내 아이만의 문제가 아니다. 성급하게 해결하려고 하기 보다는, 부모로서 아이에게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아이가 스스로 작은 실패와 성공을 거듭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차분히 지켜봐 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방준성 대전스터디입시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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