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는 구성원 간 합의된 사회적가치에 기반해 재화와 용역을 생산, 소비, 분배하는 경제 체계를 의미한다. 사회적경제 주체인 사회적경제기업들은 시장경제 체제 안에서 기업활동을 하면서 수익을 실현해야 하지만 일반 기업과 달리 이윤 자체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협동조합기본법에 의해 설립한 협동조합기업, 사회적기업으로 인증한 기업, 마을기업이나 자활기업으로 지정된 기업 등을 통상의 사회적경제기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가령 사회적기업인 `다솜이 재단`은 공동간병을 통해 환자 보호자의 경제적 부담을 경감하고 근무 시스템을 3교대로 바꿔 간병인들의 소득증대와 생활 안정, 일자리 창출 등의 사회적가치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작은영화관 사회적협동조합`은 강화, 양양, 삼척, 곡성, 울진 등 농어촌 지역에 영화관을 운영해 소외지역에서도 문화적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연리지장애가족 사회적협동조합`을 통해 지적장애와 발달장애를 갖은 사람들이 세차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 또한 청년들이 스스로 돈을 모아 주택협동조합을 만들어 청년주거문제 해결과 공동체 활동을 도모하기도 한다.

이렇듯 사회적경제 영역에서는 기회균등, 고용, 주거 안정, 환경, 공동체 회복 등 각종의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순기능을 갖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사회적경제가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사회적경제기업에 대한 금융공급이 원할해야 한다. 장기간 경영난을 겪고 있던 운수회사를 노동자들이 협동조합을 만들어 인수하려는 움직임, 전기택시 법인을 협동조합으로 설립하려는 시도, 사립유치원 비리 문제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협동조합 유치원 등 민간 차원의 다양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지만 자본을 조성하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사회적금융이 필요한 이유이다.

사회적금융은 기업의 재무적가치와 사회적가치를 동시에 고려하는 금융이다. 금융의 방식은 대출, 보증, 투자 등으로 다양하겠지만 그 핵심은 심사 과정에서 사회적가치를 비중 있게 반영하고 기업이 안정화될 때까지 충분히 인내할 수 있는 성격의 자본을 말한다. 현재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신용보증기금 등을 통해 연간 3000억 원 이상 대출, 보증, 투자 등이 진행되고 있다. 국내 사회적경제기업의 규모를 고려하면 적지 않은 수준이다. 그러나 공적영역 중심의 금융공급은 `꼭 필요한 곳에, 충분히,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기 어렵다.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해 민간 금융기관, 지역사회 이해관계자, 공적영역 등이 머리를 맞대고 다양한 협업 방법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안승용 신협중앙회 사회적경제기획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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