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지방노동위원회 조정 마지막 한차례 남아

대전 지역 대학병원들의 전면 파업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진료 공백에 따른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건양대·을지대병원 노조는 각각 28일 오후 2시와 4시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서 병원 측과 마지막 실무교섭에 나선다.

조정 마감일인 이날 노사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 29일부터 두 병원 노조원 1650여 명이 파업에 돌입하게 된다.

두 병원 노조는 지난 13일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 조정 신청을 한 뒤 사측과 수차례 조정회의를 가졌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신문수 전국보건의료노조 을지대병원지부장은 "직종 간 임금 편차가 심한 것과 관련해 `호봉제` 도입과 직원들의 육아휴직 보장 등을 병원 측에 요구하고 있다"며 "마지막 실무교섭에서 사측이 진전된 안을 제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건양대병원 노조는 근무 강도 완화를 위한 적정 인력 확보와 임금 총액 대비 11% 인상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조혜진 전국보건의료노조 건양대병원지부장은 "임단협에 들어간 6월부터 지금까지 적정 인력과 타 사립대병원과 비슷한 수준의 임금 인상을 요구해왔지만 사측이 수용하지 않고 있다"며 "간호사의 경우 야간 근무 추가 수당을 요구해왔지만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고 했다.

건양대·을지대 병원측은 노조의 요구가 과도하다는 입장으로 더 시간을 갖고 대화에 임하겠다는 반응이다.

건양대병원 관계자는 "남은 시간 성실히 교섭에 임해 파업을 막겠다"고 말했다.

병원들은 전면 파업에 대비해 필수 유지 업무부서 가동과 비노조원(간호사, 부서장) 등을 중심으로 한 대체인력 투입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래의 경우 대기시간이 평소보다 길어질 수 있지만 전체 업무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는 게 병원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진료를 앞둔 환자와 가족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중요한 수술 또는 진료를 앞두고 병원을 옮겨 의료진이 바뀌면 돌발 상황이 발생할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직장인 이모(37)씨는 "아이가 피부질환으로 (파업 예정인 한 병원에서) 얼마 전 조직검사를 받았다"며 "29일 이후 검사 결과를 확인해야 하는데 병원이 파업하면 다른 대학병원에서 재검사를 받아야 할 것 같다"고 불평했다.

시민 정모(34)씨는 "의료는 환자의 생사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라며 "환자를 볼모로 하는 진료 공백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용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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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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