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

구훈섭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구훈섭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운동 부족과 식생활의 서구화, 각종 스트레스에 따른 대장질환이 급격히 늘고 있다. 각종 대장질환 중 변비는 아직도 환자 스스로 진단해 약을 사먹거나 확인되지 않은 민간요법으로 치료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의 처방 없이 사용되는 약제 상당수는 약효가 빠른 자극성 완하제(배설을 촉진하는 약제)를 주성분으로 한다. 이런 약제는 장기간 복용 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구훈섭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변비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변비는= 변비는 일반적으로 1주 일에 3회 미만으로 배변횟수가 적어진 상태, 배변 시 과도한 힘주기, 딱딱한 변, 불완전한 배설감, 항문 폐쇄감, 배변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손가락을 사용하거나 아랫배를 누르는 등의 행위 등 6가지 중 2가지 이상 해당하는 경우를 말한다.

변비는 대장이나 직장 항문 자체의 운동 장애로 인한 특발성 변비와 다른 기저 질환이나 여러 가지 약제들로 인한 이차성 변비로 구분할 수 있다.

이차성 변비의 원인으로는 대장의 폐색을 일으킬 수 있는 대장암, 항문 협착 등의 기질적 병변, 갑상선기능 저하증이나 당뇨병 등의 내분비 질환과 파킨슨병이나 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중추신경계병변 등 전신 질환들이 있다.

중요한 원인인 칼슘 길항제, 마약성 진통제, 항정신신경제, 철분제제, 제산제 등의 약물복용도 변비를 일으킬 수 있다.

이 같은 원인을 배제한 만성 기능성 변비 환자는 배변의 여러 과정 중에 자주 이상이 발생하는 부분을 중심으로 3가지 원인을 나눠 볼 수 있다.

첫째는 대변이 형성될 수 있을 만한 음식과 수분 섭취량이 적은 경우다. 둘째는 대장 운동이 저하되는 서행성 변비, 대장 무력증이라고 부른다. 셋째는 직장 항문의 배변 기구가 변을 볼 때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는 경우로 골반저 기능이상, 항문경 등으로 부른다.

◇변비 진단= 자세한 문진, 신체검사를 통해 만성 변비의 원인을 파악해 적절한 검사와 치료를 시행하는 게 중요하다.

기질적인 대장 병변 특히 대장암을 배제하기 위해서 바륨조영술 혹은 대장내시경검사 등을 실시한다.

변비가 최근에 발생했거나 점점 악화될 때, 혈변이 동반될 때, 변의 굵기가 가늘어질 때, 체중감소, 식욕감소 등이 동반될 때, 대장암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전체적인 대장 검사가 필요하다.

충분한 식이섬유를 섭취하고도 변비가 지속된다면 대장의 운동기능을 평가해볼 필요가 있다.

대장의 운동기능을 평가할 수 있는 검사로는 항문직장 내압검사, 풍선배출검사, 배변조영술과 비투과성 표지자 대장통과시간검사 등이 사용되고 있다.

◇변비 치료= 변비환자 대부분 하루에 한 번 꼭 규칙적으로 배변을 해야만 정상으로 알고 있다. 완하제를 사용해서라도 꼭 배변을 하려고 노력하는 환자들이 많다.

하지만 건강한 성인도 배변이 불규칙할 수 있다. 하루 3회에서 1주 일에 3회까지 매우 다양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변비 치료의 원칙은 발병기전에 따라 치료하는 것이다.

우선 대장암과 같은 기질적인 질환이나 전신적인 질환이 없는지 확인한다. 분명한 원인이 있는 경우에는 이를 교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분명한 원인이 없는 경우는 고섬유 식사, 하루 1.5-2L의 수분 섭취, 규칙적인 배변 습관과 배변 자세유지 및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게 좋다.

이 같은 치료에도 변비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약제사용을 고려해봐야 한다. 부피형성 완하제를 사용하고, 효과가 없으면 삼투성 완하제를 병용하거나 교체한다.

소화관 운동 촉진제를 추가할 수 있으며, 장기간의 변비나 복부 팽만이 심할 때는 자극성 완하제를 단기간 사용할 수 있다.

약물 치료에 반응이 없는 경우에 대장통과시간 측정, 항문내압검사, 배변조영술와 풍선배출 검사를 시행해 결과에 따라 치료 방침을 결정한다.

대장암의 증상이 변비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점점 심해지거나 갑자기 발생하는 경우에는 대장 검사가 필수적이다.

여러 가지 치료에 호전이 없는 경우에는 적절한 검사를 통해 바이오피드백 치료를 시도해 보는 것도 권장한다. 김용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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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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