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숨은 명소

공주 금학생태공원. 사진=충남도 제공
공주 금학생태공원. 사진=충남도 제공
`보령 대천해수욕장, 서천 국립생태공원, 예당호 출렁다리…` 충남의 명소를 말할 때 떠오르는 대표적인 관광지다.

하지만 나태주 시인의 시 `풀꽃`처럼 자세히 오래봐야 눈에 들어오는 관광지들이 있다. 여타 유명관광지들처럼 화려하고 관람객들로 붐비지는 않지만 특유의 멋과 개성이 넘치는 관광지들이다. 자칫하면 모르고 지나칠 수도 있었던 충남의 숨은 명소를 알아본다.

◇홍성 용봉산(충남 홍성군 홍북읍 용봉산2길 87)

용봉산은 산세가 용의형상과 봉황의 머리를 닮은 데에서 유래했으며, 8개의 산봉우리로 형색을 갖췄다고 해 팔봉산이라고도 불린다. 용봉산은 해발 381m로 산세가 험하지 않고 산 전체가 바위로 이뤄져 있어 자연경관이 빼어나다. 병풍바위, 장군바위 등 기암괴석이 많아 `제2의 금강산`으로 불리기도 한다. 용봉산 정상에 도착하면 서산의 가야산, 예산의 덕숭산, 예당평야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또 산세가 험하지 않은 탓에 등산 난이도가 높지 않아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다. 충남도청이 위치한 내포신도시를 한눈에 내려 볼 수도 있다. 더불어 정약용이 유람한 용봉사와 고려시대의 불상인 보물 제355호인 홍성 신경리 마애여래입상, 용봉사마애불 등 다양한 문화재가 산 곳곳에 펼쳐져 있다.

◇논산 선샤인랜드(충남 논산시 연무읍 봉황로 102)

논산 선샤인랜드에 방문하면 김은숙 작가의 인기작 `미스터 션샤인`에서 이병헌과 김태리가 활동했던 경성거리를 직접 만나볼 수 있다. 서바이벌 전투체험, 스크린 사격, VR 체험장 등을 체험할 수 있는 밀리터리 체험관도 이곳만의 매력이다. 또 병원, 영화관 등 1950-1960년대 근대건축물로 채워져 있는 영화·드라마 세트장은 서울의 시내를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은 인상을 준다. 미스터 션샤인 드라마 촬영 당시 쓰인 의상도 대여할 수 있어 가족과 연인이 찾아 추억을 남기기에 좋다.

◇예산 손가락바위(예산군 예산읍 수철리)

예산 손가락 바위는 탈해사에서 서북쪽으로 50m가량의 산 경사면에 위치하고 있다. 멀리서 보면 마치 손가락으로 무엇인가를 가리키는 것 같아 보여 손가락바위란 이름이 붙여졌다. 이 바위는 손가락바위 외에도 작대기바위, 가세바위, 쇠서(소혀)바위, 쉬흔질바위, 장수턱걸이바위, 용바위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중 장수턱걸이바위에 대해서는 흥미로운 유래가 있다. 과거 탈해사에 있던 도승이 자신의 딸을 공양주로 보냈는데 산에서 무술을 연마하고 있던 장수가 그 처녀의 미모를 보고 탐을 냈다. 이를 알게 된 도승이 손가락바위 끝에서 장수와 `턱걸이 100번하기` 내기를 했다. 장수는 턱걸이를 다 채우지 못하고 계곡으로 떨어져 죽었고 그때부터 이 바위를 장수턱걸이바위로 불렀다고 한다.

◇부여 성흥산 사랑나무(부여군 임천면 군사리 산1-1)

성흥산 사랑나무는 성흥산의 상징이 되는 나무다. 성흥산성 해발 240m에 위치해 있으며 높이 22m, 직경 125cm, 수령 400여 년 가량 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나무에서는 논산, 강경, 익산, 서천까지 한눈에 볼 수 있을 정도로 전망이 좋다. 맑은 날에는 익산의 용화산과 장항 제련소까지 볼 수 있다.

2006년 방영된 조현재, 이보영 주연의 사극 `서동요`에서 장이가 신라궁에서 쫓겨난 선화공주를 위해 공주의 집을 지어주고 나무의 나이테와 기후의 관계, 온돌 관계 장면을 촬영했던 곳이다. 또 이곳은 옛날 서해에서 금강을 거슬러 올라오는 적을 한눈에 관찰할 수 있는 곳이었다. 사비성 외곽을 방어하는 군사적 요충지였으며, 백제가 패망한 뒤에는 백제 부흥 운동의 거점이 되기도 했다.

◇공주 금학생태공원(충남 공주시 금학동 111-1)

금학생태공원은 오랫동안 공주 시민의 수원지 역할을 했던 금학동 주미산 계곡을 중심으로 조성됐다. 금학생태공원 주차장의 아래로는 습지가 있고, 위로는 두 개의 수원지가 조성돼 있다. 금학생태공원 주차장 인근에 있는 야외무대에서는 다양한 문화 행사가 이뤄진다. 윗수원지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주미산은 물과 산이 잘 어우러져 그림 같은 자연경관을 선사한다. 금학생태공원에서 두리봉과 봉화대로 오르는 공주대 간 트래킹 코스도 관광객들의 즐길 거리다.

◇계룡 사계솔바람길(계룡시 두마면 왕대리 산8-1 등 일원)

계룡에 위치한 사계솔바람길은 탑정호수 인근의 서원들을 따라 걷는 길이다. 사계고택에서 출발해 왕대산 입구, 모원재와 정상 갈림길, 왕대산 정상, 쉼터바위, 두계사 입구 등을 지난다. 사계고택은 사계 김장생 선생이 낙향한 뒤 학문을 연구하고 후진을 양성하던 곳이다. 별당인 은농재, 대문채, 행랑채, 안채와 가묘가 일렬로 배치돼 있다. 매년 4-5월 곳곳에서 흐드러지게 피는 철쭉은 사계고택과 함께 어우러져 수려한 장관을 연출한다. 사계고택을 나와 우측 왕대산업단지 방향으로 200여m를 가면 사계솔바람길 안내판과 함께 등산로 입구가 나온다. 솔바람길을 따라 걷는 코스는 소나무의 은은한 향을 느끼며 정취를 즐기기에 좋은 관광지다.

◇금산 천내강(충남 금산군 제원면 천내리)

금산 천내강은 금산의 아름다운 명소로 천연의 자연경관을 간직한 곳이다. 이곳은 제원면 저곡리와 개티 건너편의 천내강 사이에 흐르는 금강상류로, 담수어가 많이 잡히며 천내리 강가에는 고려시대 유물인 용호석이 280m 간격으로 있다. 강가 양옆으로 웅장한 바위벽이 에워싸고 있으며 임진왜란 당시 순국한 권종의 전적비가 위치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산마루에는 봉황대라는 정자가 있어 이곳을 찾는 이들의 휴식터가 됐다고 하나 지금은 그 터만 남아있다. 인근 저곡리 뒷산에는 임진왜란 때 쌓았던 성터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 있다.

김성준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부여 성흥산 사랑나무. 사진=충남도 제공
부여 성흥산 사랑나무. 사진=충남도 제공
금산 천내강. 사진=충남도 제공
금산 천내강. 사진=충남도 제공
논산 선샤인랜드. 사진=충남도 제공
논산 선샤인랜드. 사진=충남도 제공
계룡 사계솔바람길. 사진=충남도 제공
계룡 사계솔바람길. 사진=충남도 제공
홍성 용봉산. 사진=충남도 제공
홍성 용봉산. 사진=충남도 제공

김성준

관련기사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