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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벼랑 끝에 선 지역대학

2019-08-27기사 편집 2019-08-27 09:3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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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6일, 교육부는 학령인구 감소 속 고군분투하고 있는 대학들의 혁신을 위해 '대학혁신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5년 후 '저출산 쇼크'로 인해 전국 대학 입학정원 대비 12만 4000여 명이 부족해짐이 예상 돼, 정부는 대학이 더 이상 공적 역할을 수행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고 봤다. 이를 위해 내놓은 주된 지원방안은 대학이 살아남기 위해 강제적으로 진행했던 정원감축을 각 대학의 자율에 맡기겠다는 내용이었다.

교육부와 중앙부처 중심의 대학 구조조정에서 각 대학에 대해 자율성을 부여했으나, 큰 기대를 하기에는 미흡했다. 평가와 규제에 허덕이고 있는 현장에서는 '강제성'만 없을 뿐 현실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아직도 대학의 주요 수입원인 등록금 동결정책은 굳건할뿐더러, '강사법'으로 인한 고용과 재정 부담도 더욱 가중되고 있다.

더 이상 버티기 힘든 대학에게 '폐교할 권리' 조차 규제에 묶여있는 것이 오늘날 현실이다. 현 사립학교법에 의하면 사학법인이 대학을 해산하고자 할 때 남은 재산을 국고나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에 귀속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벼랑 끝에서 버티지 못하고 떨어지겠다는 학교에게조차 손을 내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비록 사립학교법을 개정한다고는 하나, 실현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지난달 서울에서 개최된 2019학년도 대학 수시입학정보 박람회에 참석했다. 신입생들과 학부모들이 줄을 지어 많은 대학들의 부스를 드나들며 자신들의 꿈을 디자인하기 위해 대학의 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드넓은 COEX 행사장에 수많은 사람들이 각 학교의 관계자에게 상담을 받고 있었지만, 이 또한 서울 및 수도권 대학들과 지역대학과의 온도차는 여전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많은 지역대학들은 벼랑 끝에 서 있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 최근 모 지역대학 총장은 고등학교에서 대학의 세일즈 맨 역할을 자처하며, 대학의 역할과 비전에 대해 홍보하고자 발 벗고 뛰고 있다고 한다. 필자 또한 30년 간 평교수에서 대학의 총장으로 맞은 첫 학기, 위기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열심히 뛰어다녔다. 학생들과 소통하기 위해 스승의 날 통학버스를 타고 내려오는 학생들의 아침을 챙겨주고, 학내 주변 졸업생의 식당 개업을 홍보하기 위해 앞치마를 두르고 학생들에게 일일 아르바이트 사원이 돼 서빙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입학자원 고갈과 함께 찾아온 재정압박은 지역대학들을 이제 더 이상 자력으로 버티기에는 힘에 버거운 상황이 됐다. 벼랑 끝에서 버티지 못해 떨어질 위기에서 살아남기 위해 너나없이 뼈를 깎는 혁신을 외치고 있으나 뾰족한 방법을 찾기란 쉽지 않다. 최근 4차 산업혁명의 시작과 함께 불거진 한일 간 무역 갈등은 우리에게 기술력 우위의 확보라는 과제를 안겨줬다. 그 중심에 대학의 역할은 점점 커지고 있으나 정부의 고등교육정책은 아직도 시원한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대학의 경쟁력이 곧 국가의 경쟁력이지만 지역대학의 고사가 지방경제의 고사로 이어지지 않을까 심히 걱정된다. 글로벌 기술력 확보가 절실히 요구되는 이 시점에 지역대학이 기여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해 지역경제와 함께 세계 1등 기술력 확보에 보탬이 되기를 기대한다. 김선재 배재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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