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활성화는 지역기업 상품으로

충남 금산군 성광유니텍 공장 전경. 사진 = 성광유니텍 제공
충남 금산군 성광유니텍 공장 전경. 사진 = 성광유니텍 제공
지역경제활성화는 지역에서 만들어진 재화를 이용하는 것부터 출발한다. `국토균형발전`이라는 대명제 아래 지역에 대한 관심은 곧 인구 증가, 교통·문화·사회간접시설 확충, 부동산 가치 상승 등의 효과를 거둬들일 수 있다.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이들은 풍요로운 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얘기다. `경제 선순환`의 시작이다.

쉬운 사례로는 근래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앞다퉈 지역경제활성화 묘책으로 내놓고 있는 `지역화폐`를 꼽을 수 있다. 지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화폐를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할인된 가격에 제공을 하고, 이를 다시 소비로 이끄는 방안이다. 외지인에게는 지역화폐를 통해 해당지역의 관광자원이나 지역의 유명 맛집, 명소 등으로 소비를 유인시키는 한편, 본래 거주민들에게는 할인된 가격으로 소비를 이끌고 지자체는 이에 버금가는 공익적 사업 등을 시행한다. 경기, 인천, 김포시 등이 출시·운영 중이며, 대전에서는 대덕구가 지난 달 1일 출시를 통해 지역경제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지역경제활성화의 기반은 지역에서의 소비에 있다. 지역에 둥지를 튼 기업, 이른바 `향토기업`의 부흥에 방점이 찍혀 있다 해도 무방하다. 대전에는 수많은 향토기업이 자리잡고 있다. 1900년대 초 대전군으로 기틀을 잡았을 때부터 광역시로서 150만 도시가 될 때까지 건설, 철강, 식품, 전기 등 분야 또한 다양하다.

그러나, 지역기업에서 생산한 상품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많다. 동일한 제품군이라도 습관처럼 타 지역에서 생산한 제품을 구매하거나 사용한다. 지역민으로서 조금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대전에서 나고 자란 제품을 일상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다.

지역민의 지역상품에 대한 관심은 기업의 재기에도 힘을 불어 넣기도 한다. 광주·전남 대표 주류를 생산하는 보해양조의 경우 최근 1-2년 사이 시장점유율이 크게 하락, 경영난을 겪으면서 광주시민을 주축으로 소비촉진운동인 `위드(with)보해 프로젝트`를 벌이고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도 올초 SNS계정에 "향토기업 보해양조 지켜냅시다"라는 문구와 사진을 올려 주목을 받기도 했다.

대전·충청을 대표하는 소주인 `이제 우린`도 지난해 `일본매각설 악성루머`로 곤욕을 겪었다. 허위사실이 끊이지 않자 대전 종합경제단체 대전상공회의소는 성명을 발표하고 "맥키스컴퍼니가 각종 구설에 오르면서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지역 기업을 음해하고 부정한 방법으로 여론몰이를 하는 것은 엄연한 범죄행위"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지역 기업을 위해 지역민들이 나선 셈이다.

맥키스컴퍼니는 2006년부터 계족산에 황톳길을 조성, 매년 `계족산 맨발축제`까지 개최하며 대전시민들에게 쉼터를 제공 중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에도 3회 연속 이름을 올렸다. 지역민들은 지역상품을 이용하고, 지역 기업은 지역민들을 위해 사회공헌활동으로 돌려주는 구조다.

이처럼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지역기업이 생산한 제품·서비스로 발걸음을 향해보는 것은 어떨까. 대전지역을 대표하는 기업과 제품을 살펴본다.

◇맥키스컴퍼니, `이제 우린`=맥키스컴퍼니는 1973년 8월 충남 공동소재 `금강소주`를 주축으로 충청권 일원 소주회사 33곳이 모여 `금관주조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이듬해 5월 `선양주조주식회사`로 상호를 변경했고 2013년 사람과 사람사이를 잇고, 즐거운 일을 더 만들고자 `맥키스컴퍼니`로 사명을 변경했다. 맥키스컴퍼니는 창립 45년 간 차별화된 마케팅전략, 지속적인 CSV(Creating Shared Value)활동을 지속해 대전·세종·충청 지역 대표 소주 `이제 우린`을 생산하는 주류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제우린은 맥키스컴퍼니의 특허 기술 산소용존공법을 통해 술에 자연산소를 넣은 세계유일의 제품이다. 한국 뿐만아니라 미국, 중국에서 특허를 획득했으며, 타사제품 대비 3배 많은 산소함량을 갖고 있다. 그만큼 숙취해소에도 도움을 준다는 얘기다. 숙취해소가 30분 빠르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돼 의학전문 학술지 `Acer`에 주요논문으로 발표된 바 있다.

◇대전베이커리산업 선두, `로쏘㈜ 성심당`=성심당은 1956년 함경도 출신 피난민인 임길순씨가 대전역 앞에서 찐빵집을 차리면서 시작됐다. 1970년대 은행동으로 점포를 이전 현재는 연간매출액 400억 원을 달성하고 있으며, 종업원 규모도 410명에 이르는 대전을 대표하는 향토기업으로 발전했다. "모든 이가 다 좋게 여기는 일을 하도록 하십시요."라는 카톨릭 정신을 바탕으로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접목시켜, 튀김 소보로(튀소), 판타롱 부추빵, 대전부루스 찰떡 등 인기상품을 개발했다. 2011년에는 프랑스 미슐랭가이드 그린에 국내 제빵브랜드로서는 최초 등재, 대전역 매장도 문을 열면서 전국적인 명성을 얻게 됐다. 최근에는 외식 분야까지 사업영역을 넓혀 테라스키친, 피아또, 우동야 등 총 6개 브랜드 기업을 운영 중이다.

◇대전 건설 대표, 계룡건설산업㈜=계룡건설산업은 1970년 한국전쟁이 참전한 예비역 육군중령 출신 고(故) 이인구 회장이 기틀을 닦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IMF외환위기 에도 내실경영을 바탕으로 건실한 재무구조와 경영환경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면서 도약을 이뤄왔다. 1980년대 대전 중앙로 지하상가, 서울 고덕지구 공동주택 등 건설참여와 동성콘크리트공업 인수를 시작으로 계룡화물, 계룡관광개발회사 등을 설립하는 등 종합건설회사로서 입지를 다졌다. 1989년에는 둔산 신시가지 조성 사업, 대전 엑스포, 대전도시철도건설사업 등 굵직굵직한 개발사업으로 성장세를 이었다. 국내 시장 뿐만아니라 러시아 하바롭스크 주택개발사업, 네팔,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필리핀 등에서도 사업을 전개, 전국 건설사 시공능력평가순위 17위의 대형 건설사로 자리매김했다.

◇스마트방범안전창, 성광유니텍=창호 전문 제조기업이자 대전 향토기업인 성광유니텍은 1964년 성광산업으로 시작했다. 2004년 ㈜성광창호디자인, 2015년 성광유니텍으로 사명을 변경하며 끊임없이 성장해왔다. 대표 제품으로는 스마트방범안전창 `윈가드(WINGUARD)`가 있다. 1.6t의 국부압축 하중을 견디는 방범안전창으로, 창을 닫으면 안쪽에서 자동으로 잠기며 바깥 수동잠금장치로 한번 더 잠금이 가능하다. 시건기능 뿐만아니라 주거 침입 범죄 예방과 어린이 추락사고 방지에도 탁월하다. 센서 경보음이 울리면서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나노섬유 망원단을 통해 미세먼지까지 잡아내는 신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반도체 팹리스 전문 생산, 실리콘웍스=대전을 대표하는 벤처기업 중으로는 실리콘웍스가 있다. 1999년 설립해 반도체 팹리스 전문 생산업체로 평판디스플레이용 핵심반도체를 국내·외 대형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그동안 디스플레이 내 수입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부품을 국산화해 디스플레이용 세계부품시장 표준화를 선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장반도체를 포함한 사업영역에 연구인력 확보, 기술개발 투자를 확대해 글로벌 시스템반도체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 2010년 6월 코스닥에 상장됐으며, 2017년 대전시로부터 최대 매출의 탑(연 매출 6000억 원) 수상의 영예를 차지하기도 했다.김대욱 기자

<도움말 = 대전시개발위원회, 참고문헌 = 대전개발 100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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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서구 탄방동 계룡건설 사옥 전경. 사진 = 계룡건설 제공
대전 서구 탄방동 계룡건설 사옥 전경. 사진 = 계룡건설 제공
맥키스컴퍼니 대전 서구 오동 공장 전경. 사진 = 맥키스컴퍼니 제공
맥키스컴퍼니 대전 서구 오동 공장 전경. 사진 = 맥키스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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