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주거복지를 향상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도심의 생태자연환경이 강조되면서 날이 갈수록 도시공원 조성에 대한 지자체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추어 대전시는 신시가지인 둔산 지역에 센트럴파크를 조성하기 위한 계획을 추진 중이다. 센트럴 파크하면 뉴욕의 센트럴 파크가 떠오른다. 뉴욕의 센트럴 파크는 도시조성이 시작된 150년 전 도시 중심에 선행적으로 시행된 대규모 도심공원으로, 공원을 중심으로 형성한 도시계획이 성공을 거둔 전범(典範)으로 꼽히고 있다. 오늘날에는 도심의 휴식공간의 기능뿐만 아니라 연간 3500만 명의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뉴욕의 필수적인 랜드마크로서 각광받고 있다.

대전의 `센트럴 파크` 구상이 이루어지고 있는 둔산 지역은 현재 대전의 정치, 경제, 문화예술의 중심지로서 갑천과 대전천을 아우르는 자연 친화적인 환경과 더불어 둔산대공원, 엑스포시민광장, 한밭수목원, 대전예술의전당, 시립미술관, 이응노미술관, 시립연정국악원 등 다양한 문화 인프라가 조성되어 있어 많은 시민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 지역의 중심공원으로 일컬어지는 보라매공원과 샘머리공원은 1990년대 둔산지구 개발과정에서 도로와 녹지지역이 단절되어 이용에 큰 불편함이 있고, 도심 열섬화 등 이상기후 현상까지 겹쳐 공원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2028년까지 진행되는 둔산 센트럴 파크는 둔산 보라매공원에서 엑스포과학공원 우성이산까지 이어지는 세로축과 유등천에서 갈마근린공원으로 연결되는 가로축을 조화롭게 융합시켜 대전을 상징하는 친환경적인생태녹지축으로서의 도시공간을 조성하는데 목적이 있다

대전센트럴파크는 시민의 휴식처이자, 문화예술·관광의 거점이라는 양대 기능을 수행해야 하므로 시민에 대해서는 도심의 오아시스로서 녹지와 오픈스페이스로 활용되고, 관광객에게는 예술문화를 활용한 매력적인 랜드마크로 인식되어야 한다.

센트럴파크의 구상이 각 공원의 특성과 가치를 극대화하면서, 다양한 이용객의 요구를 유연하게 수용해 대전의 생태환경을 상징하는 가치를 가질 수 있으려면 다음과 같은 사항이 고려되어야 한다.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누구에게나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여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도 찾아오고 싶은 추억의 장소가 되어야 한다. 계절을 느낄 수 있는 꽃과 풍요로운 자연 환경의 연출을 통해 도심에 있다는 사실을 잊게 할 정도의 쉼터가 되어야 한다. 어린이나 초등학교 학생들이 도심 속에서 다양한 생물을 접하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될 수 있는 여건과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여성이나 고령자 등 많은 사람들이 주야간을 막론하고 숲과 수변을 즐기면서 조깅이나 걷기를 할 수 있는 코스를 만들어 센트럴파크는 곧 건강브랜드라는 인식을 강조해야 한다.

예술문화시설과의 연계를 강화하여 많은 사람들이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 또한 수시로 악기연주 등 소규모 아트 이벤트나 작은 전시회를 진행해 문화예술의 메카라는 이미지를 고양시킨다. 무엇보다도 센트럴 파크는 외래 관광객이 대전을 방문하면 반드시 찾아야 하는 필수 방문코스이면서 도시 곳곳을 둘러보는 중심점 역할을 하는 랜드마크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센트럴파크를 찾는 시민들과 방문객이 공원의 생태를 체험하고, 이곳에서 벌어지는 다채로운 문화예술 등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모바일 시대에 걸맞게 방문객들이 공원에서 즐기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주변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와이파이(Wi-fi) 정비는 필수적이다.

시민과 관광객이라는 두 개의 이용자상은 대전센트럴파크 계획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요소이다. 도심에 생태환경을 조성해 시민들에게 힐링과 복지를 제공하는 것은 이미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이제 도시공원은 환경복지를 누릴 수 있는 시민들의 권리를 신장시키기 위해 도시정책을 입안하는 사람들이 중요한 몫으로 수행해야 할 의무이다. 대전의 새로운 생태심장으로 조성된 센트럴 파크가 도심부의 오아시스로부각되어 세계적인 명물로 부상할 날을 기대해본다. 문경원 대전대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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