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학년도 대학입학 수시모집 기간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모든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눈과 귀가 수시 지원 전략으로 쏠려있는 이때, 이들을 다소 허탈하게 만드는 소식이 들려왔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딸이 고교 재학시절 단국대 의대 교수의 인턴 프로그램에 참여한 뒤 연구 논문 제1저자 등재를 바탕으로 고려대 수시전형(지금의 학생부종합전형)에 합격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됐다.

학생부종합전형은 학교생활기록부를 종합적으로 반영, 학생을 선발토록 하는 전형이다. 내신 뿐 아니라 창의적 체험활동·교과학습·진로·수상 등 정성평가를 통해 합격자를 가려내는 것이 학종전형의 취지다. 하지만 학종은 `금수저 전형`이라는 지적을 꾸준히 받았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학생부에 기재할 `스펙`을 쌓기 위해 무분별하게 사교육에 뛰어들었고, 특히 학교에서는 실적을 위해 상위권 학생들에게 교내 수상 등 실적을 몰아주는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교육당국은 사교육 성행·스펙 열풍을 잠재우기 위해 지금의 학종전형 규제를 꾸준히 강화해왔다. 처음에는 사교육을 유발하는 요소 반영을 지양만 했다. 하지만 좀처럼 스펙 쌓기가 수그러들지 않자 2012학년도부터 아예 기재 금지 항목을 설정하기 시작했다. 2012학년도 공인어학시험 성적·각종 교내외 인증 사항 기재 금지를 시작으로 2014학년도 발명특허 내용 기재 금지, 2015학년도 논문(학회지)·도서출간 기재가 금지됐다. 최근에는 해외 봉사활동실적 기재(2016학년도),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 암시내용 기재(2017학년도) 등도 금지됐다. 또 학생 발달 사항에 대한 핵심사항만을 기입하도록 자기소개서 문항 또한 축소해왔다. 학종 금수저 논란을 두고 일각에서는 학종을 폐지하고 정시를 대폭 확대하자는 목소리도 들린다. 하지만 학종이 수능 이외에 학생의 성실·봉사·창조성도 고려해 선발하려는 노력에서 나온 만큼 무조건적인 학종 축소와 정시 확대를 외치는 것은 옳지 않다. 급격한 제도변화로 심리적으로 피해를 보는 것은 바로 학생들이기 때문이다. 학종이 꿈과 목표가 다양한 학생들을 위해 만들어진 만큼 지속적으로 학종제도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이를 보완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다.주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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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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