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티즌이 시민 신뢰회복을 기조로 체질 개선과 개혁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구단 관계자들이 신인 선수 부정 선발에 개입한 혐의가 확인되면서 또다시 급제동이 걸리는 모습이다.

25일 대전시티즌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월 진행된 신인 선수 공개 선발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업무 방해 혐의)한 혐의로 고종수 전 대전시티즌 감독과 김종천 대전시의회 의장 등 12명이 지난 23일 기소의견으로 검찰 송치됐다.

이 중 이번 부정 선발 사태에 연루된 대전 구단 관계자는 고 전 감독을 포함해 전직 코치진 5명, 현 사무국 직원 4명 등 9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무국 직원 중 일부는 신인 선수 부정 선발 관여 의혹과 다른 혐의로 경찰 고발돼 지난 4-5월부터 대기발령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용규 대전시티즌 대표는 지난 4월 부임 이후 `비리 온상`, `방만 운영` 등 구단 앞에 붙은 오명을 털기 위해 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이번 신인 선수 부정 선발 건에 또다시 발목을 잡히고 있는 모양새다.

우수 기량의 선수 영입 등 선수 선발 시스템 개선, 사무국 전문성 강화 등을 골자로 한 개혁에 돌입했지만 이를 담당할 직원이 부정 선발 건에 연루되면서 속도에 힘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사무국 직원 분위기도 뒤숭숭한 상황이다.

대전 구단의 한 관계자는 "지난 1월 경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지속적으로 수사 과정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대거 검찰 송치는 예상치 못했다"면서 "일부 직원의 부정 선발 건 관여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부에서 의도를 갖고 부정을 저지른 부분이 크지만 책임은 대전시티즌에 있는 만큼 이번 건은 내부적으로도 확실히 짚고 마무리하자는 분위기"라며 "이번 기회에 다신 이런 일이 없도록 다잡자는 의견도 나온다"고 말했다.

시민들도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시민 최영호(30·유성구)씨는 "검찰 송치는 혐의가 확인됐다는 건데, 프로구단 답지 못한 대전의 모습이 거듭 실망스럽기만 하다"고 비난했다.

대전 구단은 검찰 송치된 사무국 직원에 대해선 추후 징계위원회를 열고 징계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대전 구단 관계자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시민들게 죄송하다는 마음 뿐"이라며 "책임을 물을 부분은 확실히 물어 이 같은 상황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시티즌은 지난 해 12월 신인선수 공개테스트 과정에서 2차 선발 후보선수 가운데 2명의 점수표가 수정돼 조작 의혹을 받았다. 김 대전시의회 의장이 추천한 선수는 점수표가 조작된 선수 2명 중 1명으로 확인됐다. 현재 대전시티즌의 신인 선수 공개 선발은 2차 테스트 이후 부정 의혹이 불거지면서 중단됐다.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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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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