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양극화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저소득층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소득격차는 오히려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발표한 올 2분기 가계소득 동향에 따르면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사이의 소득격차가 역대 최고로 벌어졌다. 올 2분기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지난해 2분기보다 3.8% 늘어났다. 하지만 소득 최하위 20%(1분위)의 소득은 0.04%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로 인해 소득 최하위 20%와 최상위 20%(5분위)의 소득 비율인 5분위 배율이 5.3으로 나타났다. 잘사는 상위 20% 가구가 못사는 하위 20% 가구보다 실제 쓸 수 있는 돈(가처분소득)을 5.3배나 많이 번다는 얘기다. 2분기 기준 5분위 배율 5.3은 통계가 시작된 2003년 이래 가장 높은 것으로 소득격차가 그만큼 커졌음을 알 수 있다.

정부는 그동안 소득격차를 줄이기 위해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일자리 알선과 복지 지출을 꾸준히 늘려왔다. 최저임금도 가파르게 올리면서까지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펼쳐왔다. 따라서 가구 평균 소득이 늘어나면 저소득층도 비례하거나 그 이상 늘어나야 마땅할 것이다. 그런데도 2분기 가계소득 동향을 보면 저소득층의 소득만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반면에 고소득층은 임금 상승 등으로 소득이 증가하면서 상대적인 소득격차가 커졌다고 할 수 있다. 그나마 기대가 되는 것은 지난해 1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5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하던 소득 최하위 20% 가구의 소득이 증가세(0.04% 증가)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국내외적으로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무역분쟁과 경제보복 등 악재가 겹치고 있다. 수출과 투자, 고용 등 각종 경제지표도 악화일로다. 이런 상황에 소득격차까지 더 벌어지고 있어 걱정이다. 단순히 경기부진 탓인지, 정책에 따른 부작용은 아닌지 냉정히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경제도 갈수록 성장 동력이 떨어지고 분배마저 악화되고 있다면 결코 가볍게 여길 일이 아니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