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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아이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

2019-08-23기사 편집 2019-08-22 17:2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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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조현아 옥산유치원 교사

유치원에서 아이들과 지내다보면 자연스레 아이들의 시선에서 하루를 바라보게 된다. 유치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이지만 오히려 아이들을 보며 배우는 것들이 많다.

아이들은 바깥놀이를 하다가 꽃잎 위에서 날갯짓을 하는 나비를 보면 놀이를 멈추고 우르르 나비 곁으로 모여든다. 아이들은 나비를 보고 "날개 좀 봐", "정말 예쁘다"라며 나비에게서 눈을 못 떼고 바라본다. 다시 어디론가 날아가는 나비를 보며 "이제 엄마, 아빠에게 가나봐"라고 말하며 손을 흔들기도 한다. 하루를 지내며 작은 것을 마주치더라도 아름다움을 느낄 때는 아이들처럼 망설임 없이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쌓기놀이 영역에서 블록놀이를 하는 몇 명의 아이들이 블록을 길게 늘어뜨리고 그 위에 동물 모형을 올려놓고 있었다. 내가 무엇을 만들고 있는지 궁금해 하니 "공룡 침대예요. 잠자는 시간이에요"라고 말하며 손으로 동물 모형을 토닥토닥 두드리며 "잘자"라고 이야기한다.

옆에서 큰 소리로 이야기하는 친구에게는 공룡이 잔다고 조용히 하라고 말한다. 교실에서 자라던 장수풍뎅이나 누에고치가 하늘나라로 가면 아이들은 너무 불쌍하다며 슬퍼한다. 다함께 놀이터 옆 화단에 곤충을 묻어주고 "하늘나라 가서 잘 살아"하며 한참을 바라본다.

돌이나 나뭇가지를 주워와 묻어있는 곤충 주변을 예쁘게 꾸며주기도 하고, 바깥놀이를 갈 때면 늘 인사를 한다. 이처럼 아이들은 움직이지 않는 인형도, 말을 하지 못하는 동물도 사람처럼 생각하고 소중하게 대한다. 다양한 생명체에 대해 소중함을 느끼는 모습은 마음 한 구석을 뭉클하게 만든다.

유치원에서 친구가 아파서 교실 한 쪽 침대에 누워있으면 아이들은 놀이를 하다가도 아픈 친구에게 간다. 친구 옆에 함께 눕기도 하고, 손으로 부채질을 해준다. 내가 컵에 물을 담아 누워있는 아이에게 먹여주고 나면 컵을 들고 쪼르르 달려가 다시 물을 따라아 친구에게 준다. "엄마는 나 아플 때 이렇게 해주는데"하고 말하며 친구 배를 문지르기도 한다. 친구의 아픈 모습을 보고 걱정하고 표현하는 아이의 모습은 참으로 대견하다.

이렇듯 아이들의 시선에서 바라보면 꽃향기를 맡고 춤을 추는 나비도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도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 아이들은 편견 없이 세상을 바라보며 작은 생명체도 소중하게 대하고, 다른 사람의 기쁨과 아픔도 내 것인 마냥 느끼고 표현한다. 모든 이가 아이들처럼 세상을 바라보면 세상이 지금보다 따뜻하고 밝아지지 않을까?

아이들 덕분에 나도 일상생활 속에서 마주하는 작은 것들에 대해 아름다움을 느끼고 표현하게 되었다.

아이들 덕분에 나도 동물처럼 작은 생명체를 대할 때도 호기심을 갖고 바라보며, 소중함을 느끼고 표현하게 되었다.

나에게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준 아이들이 앞으로 마주하게 될 큰 세상과 조금씩 사라져갈 순수함을 생각하면 마음이 먹먹해질 때가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아이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그 시기에만 보이고 느끼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에 지금 이 시기의 아이들이 더없이 소중하고 특별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아이들과 지내며 여전히 동심을 느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고,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이 시간이 지나도 오래도록 지속되기를 바래본다. 조현아 옥산유치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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