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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 처서

2019-08-23기사 편집 2019-08-22 17:2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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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덧 푹푹 내리쬐던 더위도 한 풀 꺾인 듯 하다. 비록 아직까지 낮에는 덥지만 저녁이 되면 차가운 바람이 불어 선선함을 느끼게 해준다. 낮과 밤의 온도차로 건강관리에도 신경이 쓰인다.

가을에 들어선다는 입추(立秋)가 지나고 진정한 가을이 시작된다는 처서(處暑)가 돌아왔다. 해가 지면 선선한 바람이 부는 계절이 돌아왔다는 것을 느낀다. 올해 8월 달력을 보면 23일이 처서다. 처서는 입추와 백로 사이에 들어오는 24절기 중 14번째 절기이며 가을 절기로는 2번째 오는 절기이다. 처서는 한자어를 풀이하면 곳처(處), 더울서(暑)로 더위가 머물 곳을 찾아 머문다는 뜻이다. 지나갈 것 같지 않았던 땡볕 더위가 물러가고 본격적인 가을이 시작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온 몸을 땀으로 뒤덮게 했던 폭염과 여름 밤을 괴롭게 했던 모기에 이제는 시달리지 않아도 될 듯 싶다. 속담에도 '처서가 지나면 모기 입이 비뚤어진다'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여름철 대표적인 곤충인 고얀 놈의 모기와 이제 작별을 고할 때다.

처서 무렵의 날씨는 한해 농사의 풍흉을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농부들이 처서 이후 날씨에 관심이 많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처서에 오는 비를 '처서비' 라고 하는데 달갑지 않은 손님이라 할 수 있다. 아침 저녁은 선선하고 한낮은 따끔할 정도로 햇볕이 강해 모든 곡식들이 여물어 가고 과일들이 익어가야 하는데 비가 오면 곡식이나 과일이 제대로 익어갈 수가 없다.

'처서에 비가 오면 독 안의 든 쌀이 줄어든다'는 속담처럼 처서에 비가 오면 그동안 잘 자라던 곡식도 흉작을 면치 못하게 된다는 뜻이다. 농사에 유익한 것이 못되기 때문에 비가 오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뜨거운 여름 내내 울려되던 긴급재난 문자메시지는 사라지고 더위에 지쳤던 심신을 달래줄 가을의 길목에 들어섰다. 가을을 맞이하기에 앞서 폭염으로 축 쳐져 있던 몸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음식을 먹어주는 것도 필요한 듯 싶다. 제철음식이면 더 좋을 듯하다. 어찌 됐든 하루 빨리 모기도 사라지고 무더위는 저 멀리 물러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선선하고 서늘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갑갑했던 기분을 떨쳐내고 싶다.

황진현 천안아산취재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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