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저축 시스템을 만들자

사람들은 자녀교육비, 주택대출상환, 이벤트 등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노후대비 저축을 미룬다. `미래의 나`는 `현재의 나`와 동떨어진 다른 사람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을 가진 이들에게 노후대비 저축을 하라는 건 생판 모르는 딴 사람이 쓸 돈을 마련하려고 당장 눈앞의 현금을 쓰지 말고 모아두라는 것과 같은 얘기다.

은퇴까지 남은 기간이 긴 30대도 노후는 피할 수 없다. 강제저축장치라도 만들어 둬야 한다.

먼저 쓰고 남은 돈을 저축한다는 생각부터 바꿔야 한다. 흔히 사람들은 노후를 위해 저축할 돈이 없다고 하지만, 저축여력은 생기는 것이 아니고 만드는 것이다. 소득에서 일정한 부분을 떼어 먼저 노후자금으로 저축하고 나머지 돈으로 생활하는 습관을 들이자.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불필요한 소비는 줄어들게 된다. 저축을 시작했다고 해서 안심할 일은 아니다. 저축한 돈을 중도에 찾아 써 버리면 아무 소용이 없다. 따라서 노후대비 저축을 시작할 때는 중도에 찾아 쓸 수 없거나 해지했을 때 불이익이 큰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강제저축의 대표적인 금융상품으로 연금저축과 연금보험이 있다.

연금저축은 연간 최대 400만 원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신 중도에 해지하거나 연금 이외의 다른 방법으로 수령하면, 인출금액에 대해 기타소득세(16.5%)를 납부해야 한다. 세액공제라는 혜택을 주어 저축을 하면서 중도에 해지 못하도록 불이익을 주는 것이다.

연금보험에 가입해서 연금수령 시에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중도해지가 불가능한 종신연금에 가입하는 것도 좋다.

노후대비 저축은 별도 자산으로 구분해 둬야 한다. 별도의 이름과 목표금액을 정해두고, 정기적으로 얼마나 목표를 달성했나 체크하는 것이다. 노후대비저축과 같은 장기투자에서는 수익률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중도에 계좌를 해지하지 않고 유지하는 것이다. 한번 시작하고 오래 유지하려면 통장 앞에 이름표를 달아두고 목표금액을 적어놓는 것이 좋다. 중도에 해지하는 것은 단순히 돈을 찾는 것이 아니라 부부의 행복한 노후를 포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달 기준금리는 1.5%로 이러한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저금리에 대비해 안정성과 수익성을 얻기 위해서는 펀드에 투자되는 변액연금을 통해 노후준비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된다. 얼마나 안정적인 수익률을 장기간 확보하느냐가 중요하니 국내에만 편중되지 않고 해외 분산 투자를 얼마나 잘 하는지를 보고 은퇴자산을 운용해야 한다.

이종원 미래에셋생명 충청사업본부 BM(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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