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 사이에 불법 인터넷 도박이 급속도로 번지고 있어 걱정이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발달하면서 청소년 불법 도박이 사회 문제로까지 확산되고 있지만 예방교육에 앞장서야 할 학교가 안이하게 대응해 청소년 도박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인터넷 도박 연령층도 차츰 낮아지고 있는 추세여서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본인의 의지로 끊지 못하는 단계에 이른 도박 유병률은 대전과 충남의 경우 전국 평균을 밑돌았지만 10대에 첫 도박을 경험한 비율은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10대 청소년 도박의 심각성을 짐작케 하고도 남는다. 청소년들이 주로 하는 도박 게임은 대부분 아기자기 한 미니게임 형태다. 교사나 부모가 이에 대한 정보가 없으면 학생들이 대놓고 도박을 해도 눈치 채지 못하는 형식이다. 그러다 보니 단속이나 예방이 힘들 수밖에 없다.

불법 인터넷 도박이 유행하면서 학교 현장에 학생들 간 고리사채 문화까지 생긴 건 지나쳐 보인다. 학교 앞까지 파고든 도박이 신성해야 할 학교가 사채의 장으로 변질하는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 학생들이 도박에 빠지면서 수백 만 원까지 빚을 지고 이 빚을 갚기 위해 2차 범죄까지 이어지는 점은 심각성을 더해 준다. 청소년들이 도박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은 단시간에 많은 돈을 걸 수 있는 데다 24시간 도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니러니 한 것은 청소년 인터넷 도박이 심각한데도 학교 당국이 손 놓고 있다는 점이다. 도박문제 상담과 치유센터에서 예방교육과 치료에 나서겠다고 하는데도 학교 이미지 실추 등을 이유로 거부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다. 학생 도박 예방교육에 관한 조례가 제정됐지만 도박 예방교육을 거부하는 학교가 더 많다는 점은 학교가 청소년 도박을 방조하는 거나 다름없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도박을 단순 게임으로 여기고 있는 점은 문제다. 청소년 누구나 중독 위험에 노출된 만큼 철저한 예방교육과 근본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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