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되고 있는 한일갈등이 새로운 고비를 맞고 있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연장 여부를 오는 24일까지 결정해야 하고 일본의 백색국가 한국 배제조치 시행일이 28일로 다가오고 있다. 두 나라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갈등이 줄어들 수도, 아니면 증폭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은 수출규제 품목으로 지정한 3대 핵심소재 중 하나인 포토레지스트를 두 번째 한국 수출을 허가했다. 일종의 `명분쌓기`라는 분석이 있지만 긍정적인 신호일수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광복절 경축사에서 한일갈등과 관련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첨예해진 갈등으로 한일 모두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사태의 악화보다는 해법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

당장 지소미아가 관계 개선여부의 첫 신호가 될 수 있다. 청와대는 이르면 22일 지소미아 연장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한다. 베이징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담과 일본의 반응 등을 면밀히 검토해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 문제는 국회서도 여야 간 팽팽한 설전을 벌였다. 그만큼 민감한 사안이라는 반증이 될 것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연장 후 정보교류를 제한하는 방안을 제시한 반면 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지소미아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각각의 주장엔 나름대로의 일리가 있어 보인다. 일부의 주장처럼 파기를 하면 속이야 시원하겠지만 사태는 더 꼬일 수밖에 없다. 지소미아는 한미일 안보협력의 상징이기도 하다. 한일 갈등으로 협정이 파기된다면 한미공조에도 파장이 불가피하다. 어떤 결정을 하건 감정보다는 안보와 국익을 우선해야 할 것이다.

외교는 상대가 있는 만큼 주고받는 것이다. 결코 일방적으로 얻어내거나 승리할 수가 없다. 한국이 지소미아를 유지할 경우 일본도 화답을 해야 한다. 28일로 되어있는 백색국가 한국 배제 시행을 취소하거나 유보해야 한다. 감정적인 대응을 자제하고 수위를 낮추다 보면 물꼬가 트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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