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 은행 등 디지털 시스템으로 빠르게 변화

주문을 위해 시스템에 휴대폰 번호를 입력해야 한다. 사진=김정원 기자
주문을 위해 시스템에 휴대폰 번호를 입력해야 한다. 사진=김정원 기자
직장인 송모(33)씨는 식사 후 커피전문점을 자주 찾는 편이다. 매장에 들어선 송씨는 휴대전화를 켜고 애플리케이션으로 평소 마시는 음료를 고른다. 매장에서 마시지 않고 갖고 나갈 것이기 때문에 일회용 컵을 선택하고 시럽도 추가했다. 송씨는 "줄을 서지 않고 바로 주문할 수 있어 편하다"며 "커피 주문 시 물이나 시럽의 양을 선택할 수 있어 휴대전화를 이용한 주문을 자주 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대형마트를 찾은 주부 박모(65)씨는 장을 본 후 마트 내 식당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하기 위해 매장을 찾았다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얼마전까지 직원이 주문을 받던 자리에는 무인 주문 시스템 기계 2대가 덩그러니 위치해 있었던 것. 박씨는 "뒤에서 손님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주변에 직원들이 없어 결국 주문을 하지 못했다"며 "며칠전 자녀와 함께 마트를 찾았을 때 시스템 사용법을 배웠는데 어렵지 않았다. 서툴지만 더듬더듬 메뉴를 선택하고 포인트 적립에 결제까지 했다"고 말했다.

최근 무인 주문 시스템을 설치하는 패스트푸드점, 커피전문점, 대형마트, 식당 등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무인 주문 시스템은 직원의 도움이 없어도 손님이 직접 터치스크린을 통해 주문과 결제를 할 수 있어 인건비 절감, 신속성 등의 장점이 있다.

이 같은 시스템은 은행이나 병원, 주차장 등으로 확대 운영되고 있다.

젊은 연령대는 해당 시스템을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지만 기계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은 빠르게 변하는 디지털 환경으로부터 소외받고 있다. 특히 어르신들의 경우 사용법을 배울 기회가 없는데다 대부분 배워도 금세 잊어버리기 때문에 무인 주문 시스템 사용이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시대 변화에 따른 노인 소외, 아날로그 세대와 디지털 세대의 간극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고 설명한다.

전광희 충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노인들은 시력이나 청력 감퇴 등으로 디지털에 적응하기 힘든 여건을 갖고 있는데다 핵가족화되면서 새로운 정보를 접할 기회가 적어 소외받을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앞으로 변화가 빠르게 진행돼 세대 간 간극은 더 커지고 이 같은 현상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원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정원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