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체의 수명은 유전적·환경적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상대적으로 저온에서 사는 생명체, 특히 변온 동물이 고온에서 사는 생명체보다 수명이 더 긴 경향이 있는데, 어떤 원리로 낮은 온도에서 장수 효과가 나타나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수명이 3주에 불과해 장수 조절 연구에 적합한 `예쁜꼬마선충`을 이용해 실험을 진행했다. 예쁜꼬마선충은 고온(25℃)보다 저온(15℃)에서 2배 가량 이상 수명이 길어진다.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낮은 온도에서 장수하기 위해서는 `메디에이터 15(Mediator 15)`라 불리는 단백질을 통해 올레산의 양을 유지해주는 것이 필수라는 사실을 밝혔다. 즉 올레산이 부족하면 낮은 온도에서도 수명이 늘지 못하는 것이다. 메디에이터 15는 불포화 지방산을 만드는 효소의 양을 증가시켜 예쁜꼬마선충이 낮은 온도에 적응하는 데 도움을 준다. 메디에이터 15가 발현한 불포화 지방산 합성 효소는 불포화 지방산, 특히 올레산의 양을 증가시키고, 올레산은 체내 단백질의 품질을 높여 건강한 장수를 유도하는 것이다. 불포화 지방산 중 하나인 올레산은 메디에이터 15가 가장 많이 발현하는 물질로, 올리브유의 55-85%가 올레산으로 구성돼 있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통해 올레산의 섭취가 낮은 온도에서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는 요소임을 증명했다.
이 교수는 "외부 온도와 같은 중요 환경 요인이 생체 내의 지질 및 단백질 항상성을 조절해 생명체의 노화 및 장수에 큰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밝혔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 바이올로지(PLOS Biology)` 8월 13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주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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