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홍보가 이뤄졌건만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피해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수법이 갈수록 교묘하고 치밀해지고 있는데다 피해자들의 방심이 더해진 탓이기도 하다. 이러다 보니 올 들어 대전지역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지난해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났다고 한다. 대전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891건에 15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볼 때 피해 금액은 88%, 건수는 20% 늘어난 것이다. 피해 사례도 증가하고 있지만 이보다 건당 피해 금액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보이스피싱의 주된 수법은 피해자의 불안 심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자신의 계좌가 범죄에 이용됐다거나 가족이 아파 갑자기 돈이 필요하다고 하면 누구든 당황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심리를 교묘히 파고드는 게 보이스피싱 수법이다. 피해사례를 살펴보면 내용이 워낙 그럴싸하다보니 의심을 하기가 쉽지 않다. 과거 보이스피싱의 상징이던 어눌한 조선족 말투는 이제 찾아볼 수가 없다. 검찰이나 금융기관을 사칭하고 있지만 전혀 어색한 점을 찾을 수가 없다. 의심하는 눈치가 있으면 해당 기관에 전화로 확인해 보라며 친절하게 안내까지 한다. 하지만 모든 대화상대가 사기단 일원이다 보니 피해를 당하고 나서야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다 보니 노인층만이 아니라 전 연령층이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경찰과 금융기관이 보이스피싱 예방 활동을 꾸준히 펼쳐왔다. 그런데도 피해가 줄지 않는 것은 `설마, 나는 당하지 않겠지`하고 방심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하루가 다르게 수법이 진화하고있어 보이스피싱을 알던 사람도 쉽게 당할 수가 있다. 방심은 사기단에게 둘도 없는 기회다. 개인정보나 금융정보, 계좌이체를 요구한다면 100% 금융사기라고 보면 된다. 결국 보이스피싱을 막기 위해선 적극적인 관심과 경각심을 늦추지 않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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