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계 "손 대표 리더십 붕괴…자진 사퇴해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0일 여타 정치세력과 연대나 통합을 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또 자신의 거취와 관련, 자리에 욕심은 없다면서도 퇴진 요구에는 응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손 대표 퇴진을 요구해온 바른정당계는 즉각 물러나라고 응수해 갈등을 예고했다.

손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른바 `손학규 선언`을 발표했다. 골자는 바른미래당의 토대를 굳건히 해서 다당제의 기본 틀을 유지하고 연합정치의 바탕을 만들자는 것으로 요약된다.

손 대표는 "촛불혁명으로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고 나서도 제왕적 대통령의 폐해는 줄어들지 않고 있으며 거대 양당의 극한대결 등으로 정치가 실종되고 있다"며 "거대 양당의 싸움과 횡포를 극복하고 의회를 통한 합의제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다당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바른미래당의 존재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제3당을 굳건히 지켜 다당제의 기본 틀을 유지해 연합정치의 바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바른미래당 진로와 관련, "한국당과의 통합은 양당정치로의 회귀, 구태정치로의 복귀일 뿐이고 민주평화당 또는 대안연대와 통합하는 것은 지역정당으로 퇴락하는 것"이라며 "바른미래당이 중심에 서는 빅텐트를 준비해 새로운 정치, 제3의 길을 수행하기 위한 새 판 짜기에 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의 자강을 통해 내년 총선에 임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손 대표는 이어 "저는 26년 동안의 정치 역정 속에서 대통령 빼고 해볼 것은 다 해보았다. 더 이상 자리에 대한 욕심은 없다"면서 "한 가지 남은 꿈이 있다면 우리 정치의 구조를 바꿔 국민이 `함께 잘사는 나라`를 이끌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이같은 언급은 당내 유승민계와 안철수계 등 비당권파의 퇴진 요구에 응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자신의 퇴진 요구를 해온 비당권파에 향해 "이제 우리 그만 싸우고 화합하자. 저부터 당내 통합에 앞장서고, 제가 직접 나서 안철수·유승민을 끌어들이겠다"며 화해를 청했다.

하지만 비당권파는 손 대표의 이 같은 제안을 일축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손 대표 기자회견 직후 입장문을 통해 "이미 붕괴한 리더십으로 어떻게 야권 재편을 주도하고 총선을 치르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손 대표는 당권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자진사퇴 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김시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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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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