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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탈피' 위험 무릅쓰는 기업에 응원을

2019-08-19기사 편집 2019-08-18 17: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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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이 익숙한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데 어려움을 느낀다. 이는 비용 뿐만 아니라 개인의 희생이나 노력, 학습도 수반되는 '전환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이처럼 익숙해진 것에 의존하면 그 방식이 비효율적이란 사실을 알고도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이것을 '경로의존성'이라고 하는데 지속되면 '고착'에 빠진다. 기업이 고착에 빠지게 된다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 조지프 슘페터(Joseph Schumpeter)는 기존 경제 질서를 창조적으로 파괴하고 혁신을 추구·실행하는 과정을 '기업가 정신'으로 규정했다. 다시 말해 '경로 의존성'을 탈피해 완전히 새로운 경로를 개척하는 과정이 기업가 정신이다. 기업은 정치, 행정, 그 어떤 분야보다 '탈피'와 '혁신'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우리 회사 맥키스컴퍼니를 예로 들어보자. 대전·세종·충남 기반의 맥키스컴퍼니는 기존 경로를 탈피해 혁신에 성공한 대표적 사례로 손꼽힌다. 우선 다른 여러 소주회사들과 달리 여성 연예인을 광고모델로 내세우는 등의 판매전략을 일찍이 중단했다. 당장 소주 한 병 더 파는 대신 지역사회와 상생하고 지역의 가치를 높이는 데 투자하기 위함이었다. 그 과정에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 13년 전인 2006년 처음 계족산 14.5㎞에 황토를 깔았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하지만 우리는 낙담하지 않았다. 더 열심히 황토를 사다 깔고 다시 깔기를 반복했다. 매년 2000t에 달하는 황토를 깔고 연간 10억여 원을 들여 관리한다. 포기하지 않고 이 일을 계속하자 그제야 사람들이 우리의 진정성을 알아주기 시작했다.

건강과 문화예술, 축제가 결합하면서 '계족산 황톳길'은 노잼(재미가 없는) 도시라는 대전에서 유일하게 '한국관광 100선'에 포함된 명소가 됐다. '뻔뻔(fun fun)한 클래식'은 대전·세종·충남의 핫(hot)한 문화 브랜드가 됐고, 맨몸마라톤은 새해 첫날 대전에 와야 하는 이유가 됐다. 우리 구성원들도 단순히 술만 파는 회사가 아니라 도시를 마케팅하고 문화와 콘텐츠를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공유가치 창출 기업이라는 자부심을 느끼게 됐다. 지역에서 판매되는 '이제우린'의 이익을 미래세대에 환원하는 장학사업도 시작했다.

전통적 의미의 기업은 경제적 역할, 즉 이익추구를 중심에 뒀지만 현대 기업은 경제적 역할과 사회적 역할을 다원적으로 추구해야 한다. 여기서 향토기업들이 딜레마에 빠지기 쉽다. 전환비용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전국 기업과 비교해 향토기업은 시장이 제한돼 있다 보니 기회비용 지출이 훨씬 클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다수의 향토기업이 전통기업에서 현대기업으로 탈피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탈피는 게가 성장하기 위한 유일한 수단이다. 낡은 껍질을 벗으면 새롭게 형성된 연한 껍질을 갖게 되는데 이때 포식자들의 먹잇감이 되기 쉽다. 위험을 무릅쓰는 탈피가 기업의 성장, 지역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역민들의 응원과 격려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까닭이다.

김규식 맥키스컴퍼니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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