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작물·재배기술·축산 등 우리말 농업용어 109선 선정…홍보 강화

충남도가 권장한 농업순화용어 일부 캡처. 자료=충남도 제공
충남도가 권장한 농업순화용어 일부 캡처. 자료=충남도 제공
충남도는 우리 농업 속 일본용어를 비롯해 한자·은어·속어 등 잘못된 용어 바로잡기에 나섰다.

도는 제74주년 광복절을 맞아 오랫동안 사용해 온 일본식 표현과 한자 농업용어 등을 순우리말로 순화해 사용한다고 15일 밝혔다.

특히 이 표현을 청년농부와 귀촌·귀농 농업인, 관련 단체, 도민 등에게 사용할 것을 권장하기로 했다.

도가 일상 농업에서 쓰이는 일본어 등을 청산에 나선 이유는 일상적으로 쓰이는 용어가 은연중에 국민의 사고를 지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일제 강점기 일본이 한국어 말살정책을 쓴 것도 이런 이유가 내재해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재 농업에서 쓰이는 대부분 일본 용어는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행정관청 및 농업인들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쌀 품종인 히토메보리, 아끼바레, 고시히카리 등이 우리 농업 현장에서 흔히 쓰이고 있다. 농수산물 시장에서 역시 둥근 과일이나 채소의 크기를 말할 때 `다마`라는 말을 쓰고, 출하용 상자에 든 농산물을 칭할 때 `다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이밖에 `다마네기(양파)`, `낑깡(동귤)`, `다대기(양념)`, `오뎅(어묵)`, `사시미(회)`, `닭도리탕(닭볶음탕)`, `다꽝(단무지)` 등이 있다.

도는 이와 별개로 한자어 사용과 농업인들이 알아듣기 어려운 행정용어 등에 대해서도 순우리말로 순화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농업기반분야 28개, 농작물 분야 28개, 재배기술 40개, 축산분야 13개 등 109개를 우선적으로 순화하기로 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관정 → 管井 → 우물 △한발 → 旱魃 → 가뭄 △선과 → 選果 → 과일 고르기 등이 대표적이다.

또 매달 `이달의 순 우리말` 농업용어를 5개씩 선정해 해당 단어들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예정이다. 오는 10월에는 흔히 쓰는 말과 농업용어로 생각하기 어려운 한자어 다섯 단어(시비, 수도, 위조, 도복, 천식)를 선택해 집중 홍보할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일본어에서 유래된 말은 일제 강점기 역사와 맥을 같이하며 고착된 경우가 많다"며 "오랫동안 사용하면서 관행으로 굳어진 이유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식표기, 한자어 등 어려운 농업용어를 사용하면 농산업 자체가 어려운 산업으로 인식할 수 있다"며 "도민이 쉽게 배우고 접근할 수 있도록 쉬운 우리말 용어로 순화 사용하고, 이를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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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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