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온카발로(Ruggero Leoncavallo, 1857~1919)의 오페라 `팔리아치(광대들)`는 이탈리아의 몬탈토라는 마을에서 일어난 실제 살인사건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다. 필자도 성악가이기에 3년 전 리소르젠떼 오페라단(단장 길민호교수)에서 올린 팔리아치를 공연한 적이 있다. 오페라의 주인공은 유랑극단의 배우들로 카니오(극단장, 테너), 넷다(카니오의 아내, 소프라노), 토니오(광대, 바리톤), 베페(연극에서 아르레키노 역, 테너), 실비오(넷다의 연인, 바리터톤), 마을 사람들 등이 출연한다. 서막과 2막으로 구성되어 있고, 질투로 살인을 저지르는 코메디아 델라르테 유랑극단의 광대를 주인공으로 했다. 레온카발로는 격한 감정과 잔인한 살인을 그대로 표현하며 배우들도 감정을 가진 보통 사람들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토니오가 나와 부르는 프롤로그 `si puo`는 "죄송합니다. 신사 숙녀 여러분, 극의 광대도 피도 살도 있습니다. 그러니 이 광대의 연극도 결코 헛된 이야기가 아닙니다"라며 일반인들과 똑같은 인간의 모습이라는 것을 말한다. 그러면서 극은 전개된다. 필자가 음대를 졸업할 때 부른 곡도 si puo이고 논산시립합창단원으로 `오페라향연` 연주회 때에도 이 곡을 노래한 적이 있다.

프롤로그란 에필로그(epilogue)와 상대되는 개념으로 소설이나 장편시의 서사나 서곡 또는 연극의 서막을 일컫는데 뒤에 진행될 본편의 내용을 부분적으로 상징하거나 시작을 뜻하는 장면이 된다.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꿈과 미래를 위해 살아간다. 필자 또한 어려서부터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노력했다. 어렸을 적에는 꿈이 수십 번은 바뀌었다.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고 그렇게 수없이 바뀌면서 성장함과 동시에 직업에 대한 꿈이 정립해 나갔다. 이것은 비단 필자 뿐 만의 경우는 아닐 것이다. 모든 성인들 역시 필자와 비슷한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이며 현재의 어린 자녀들도 같은 경험에 놓여 있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희미하게 보이는 추억의 일부분일 수 있겠으나 그러한 꿈들이 현재의 모습을 만들어 가지는 않았는지 모르겠다. 인생을 설계하는 것은 어려서부터 시작되는 것이고 현재는 그 설계된 것에 따라 주어진 삶을 영위해 나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떤 인생을 꿈꾸고 설계했는가에 따라 삶의 목적과 결과가 다르게 나타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세상 모든 사람들 가운데 실패한 삶을 설계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행복한 삶을 영위해 나가고자 좋은 꿈을 설계하며 실행에 옮겼을 것이다. 다만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고난과 역경이 뒤따를 수는 있겠지만 마지막까지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실패한 삶을 산 것 은 아닐 것이다. 돈이 많아 부유하게 살고 돈이 적어 그렇지 못한 생활을 하는 것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든 인생은 어려서부터 선한 양심을 가지고 행복한 미래를 설계했을 것이다. 악인일지라도 자기의 자식만큼은 자기처럼 살지 않게 하기 위해 교육하고 가르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그 결과는 삶의 마지막에 에필로그로 장식된다. 후회하지 않는 삶과 후회하는 삶의 결과는 프롤로그를 어떻게 정립하는 가에 따라 달라지게 될 것 이므로 전반적인 자기 삶의 목적과 목표를 아름답게 정하고 이루어가기 위해 프롤로그를 아름답게 구상하고 노래해보자! 우기식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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