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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불편한 동거, 이젠 청산해야

2019-08-15기사 편집 2019-08-15 11:3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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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전현충원엔 역사의 아이러니가 담겨있다.

현충원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 목숨을 바친 영령들이 안장돼 있는 국립묘지지만 항일 운동을 한 애국지사와 친일반민족행위를 한 이들이 나란히 잠들어있다.

대전현충원 애국지사 2묘역에 영면한 김구 선생의 어머니 곽낙원 지사와 김구 선생 암살 배후범으로 의혹을 사고 있는 김창룡 묘역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다. 직선 거리로 불과 600m 거리다.

독립군과 독립군을 잡아내던 일본군 장교는 장군 묘역에 구분없이 누워있다.

친일과 반민족행위가 뒤늦게 확인된 '가짜 애국지사'들은 줄줄이 서훈이 취소돼 현충원 밖으로 쫓겨났다.

민중당 대전시당과 민족문제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친일반민족 행위로 서훈이 취소돼 대전현충원 밖으로 묘역을 이장한 이들은 현재까지 7명이다. 이들 묘역이 이장되면서 애국지사 묘역 곳곳은 이 빠진 듯 한 모습을 하고 있다. 대전현충원에 있는 친일파는 현재까지 28명으로 조사됐다. 민족문제연구소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인물을 기준으로 하면 국립현충원에 안장된 친일파는 63명에 이른다.

현충일을 앞 둔 지난 6월 초 지역사회에서는 대전현충원 장군1묘역 앞에서 '국립묘지법 개정 및 반민족·반민주행위자 묘 이장 촉구 시민대회'를 열었다.

현충원에 묻힌 친일파들을 이장해야 한다는 요구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지만 쉽지 않은 여건이다.

친일이나 반민족행위 사실이 확인되도 서훈이 취소되지 않으면 강제 이장할 수 있는 근거가 현재로선 없어서다.

현행법인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법'을 개정해 강제 이장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야 하지만 발의된 개정안은 국회 상임위에 계류된 채 공회전하고 있다.

친일 잔재 청산 여론은 매년 높아지지만 주무 부처인 국가보훈처의 대응도 소극적이기만 하다.

최근엔 대전현충원의 관문인 '현충문'의 현판과 현충탑 헌시비가 내란 및 반란죄로 실형을 선고 받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친필인 것이 확인되면서 또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문제 해결은 의지만 있다면 가능하다. 시민의 공감을 얻지 못하면 호국은 있을 수 없다. 제대로 된 보훈이 이뤄지기 위해 이제 의지를 실현할 때다. 강은선 취재1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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