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충청 명품·특산품 대축천
대전일보 로고

[정경 교수의 오페라마] 고전의 대중화 딜레마

2019-08-14기사 편집 2019-08-13 17:56:28

대전일보 > 오피니언 > 사외칼럼

  • 페이스북
  • 구글 플러스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블로그
  • 네이버밴드
  • 폴라로
  • 핀터레스트

첨부사진1

Q: 이번 오페라마 공연을 통해서 모차르트가 작곡한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원작 작품을 보고 싶어 졌다. 이렇게 재미있는 스토리를 가지고도 왜 오페라는 보기에 어렵다는 인식과 더불어 대중화 되지 못했을까?

A: 질문의 대답에 앞서 궁금한 것이 있다. 오페라는 왜 대중화 돼야 할까? 물론 오페라 가수 입장에서 가급적 많은 분이 오페라를 관람해주시는 것을 희망한다. 하지만 "대중문화 상품보다 흥행(대중화)을 못했는가?" 생각에 앞서 "발표한지 300-500년이 되었는데도 잊혀 지지 않고 아직까지 살아남았을까?" "과연 이 작품이 장수하는 이유는 뭘까?"라는 접근도 함께 해주시면 좋겠다.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의 결론은 '초야권(初夜權)'을 통한 인간이 이성에게 가진 성적 욕망이다. 당시 계급사회에서 남자 하인 피가로를 소유하고 있는 알마비바 백작은 초야권으로 피가로와 결혼하는 여자 하인 수잔나와 본인 하룻밤을 먼저 잘 수 있다. 이것은 어떤 의미일까. 수잔나로 상징되는 여성을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성적인 도구로 생각하며, 피가로로 상징되는 남성에게 치욕감을 주는 그야말로 인간의 탐욕과 성욕은 물론 이기심의 집합체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20세기는 어떠한가.하루에도 끝임 없이 쏟아지는 언론사 뉴스 속에서 빠지지 않는 권력자의 성매매, 성접대 등등 성과 관련된 보도를 볼 수 있다. 오히려 모차르트가 살던 고전 시대보다 다양하고 광범하게 이뤄지는 것이 사실이다. 계급사회가 아닌 민주주의 사회에서도 결코 이 문제는 멈추지 않는다.

이렇듯 모차르트가 작곡한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을 통해서 우리가 생각해야 할 부분은 꽤 심오하다. 그렇기 때문에 오페라에게 대중화의 프레임을 묻는 것은 옳지 않다. 방금 물어보신 대답을 조금 더 정확하게 드리자면, 오페라는 보기 어렵다는 인식은 당연하다. 그 시대의 표현방식으로 무대에서 전달하기에 아무리 매력적으로 현대적인 각색과 연출을 해도, 지금의 뮤지컬과 대중문화 콘서트를 따라갈 수 없다. 익숙한 표현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어렵다'라는 인식으로 대중에게 각인되어 버린 것이라 사료된다.

우리가 좋은 사람 혹은 믿을만한 사람이라 생각되는 친구는 만나면 만날수록 좋다. 아무리 가깝게 오랜 시간을 보내도 어느 순간 기존의 내 기억에 알고 있던 모습과 더불어 새로운 점을 발견하게 되며 그 부분을 발견함에 놀라게 된다.

오페라는 이미 악보와 내용, 결말까지 다 노출돼 있다. 도서관에서 어려워 보이는 오페라 스코어를 찾아보지 않고 인터넷에 오페라 제목만 검색해도 충분히 자료가 나온다. 같은 노래를 가수마다 어떻게 부르는지, 그 목소리와 밀도는 어떤지, 혹은 이미 적혀있는 배경을 어떤 무대 효과로 재창조 돼 꾸며졌는지, 연출가의 의도는 어떤 방향으로 각색했는지를 현재 살아있는 각 분야 별 예술가의 기량을 듣고 보는 재미도 있지만 여기에 더 중요한 것이 하나 있다.

오페라가 공연이 마친 뒤, 실제로는 사망한지 오래되었지만 당신은 이 작품을 작곡한 작곡가를 만나기를 바란다. 혹시 그가 남긴 작품을 통해 나에게 던지는 메시지를 느끼셨다면, 당신도 작곡가에게 소리 내어 혹은 가슴속으로 이야기해보자. 어떤 이야기든 좋다. 일방적으로 그의 작품을 보고 상투적인 '좋았다', '멋있었어..'가 아닌 그 작곡가와 조금은 진솔한 대화를 하길 바란다. 그 순간 당신과 오페라 작곡가는 친구가 되며, 시간이 흘러 다음에 같은 작품으로 만나든 혹은 그가 작곡한 다른 작품으로 만나게 되든지 오늘보다 발전 된 대화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오페라 작품을 통해 만나기 어려운 가장 나이 많은 친구를 사귀고 점차 그 오묘하고 깊은 관계가 형성되길 바라면서….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조수연기자의 다른기사보기 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