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하는 이야기의 공통점이 있다. 다들 "정말 어렵다"라는 말로 인사를 시작한다는 점이다. 어쩌다 이런 지경이 되고 말았는지 내심 생각해본다. 위정자는 귀를 열고 겸허히 듣고 이제는 더 늦기 전 분명한 답을 해야 한다. 국가를 걱정하는 사람은 애국자가 맞다. 헌데 사업을 걱정하는 사람 또한 요즘같이 어려운 상황에는 직원들을 먹여 살리느라 고생하니 그들도 애국자가 맞을 듯 싶다.

그렇다면 나라 걱정도, 사업걱정도 할 겨를 없이 자식을 위해 일거리를 찾아 나선 60대 들의 현주소는 어떨까. 오늘날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이룩하게 만든 애국자가 맞는데, 하얘진 머리카락을 보면 어쩌다 이런 어려운 지경에 내몰리게 돼었나 싶다. 또한 생계를 해결하지 못해 가족이 무너지는 사회 취약계층의 경우, 이 어려운 세상을 견뎌내기가 더욱 어려울 것이다. 이런 취약계층은 인간으로서 갖춰야 할 최소한의 의식주 문제도 해결되지 않은 채 열악한 주거환경 속에서 삶을 꾸려가기에 건축가 중 한사람으로써 가슴이 아프다.

도대체 아파트 값은 왜 이리 비싸야 하나? 이 거품은 누가 만들었고, 오른 아파트값으로 돈방석에 앉은 사람들은 전생에 무엇을 했기에 이런 득을 보았을까? 혹시 투기꾼들은 아니었나? 과연 우리는 정말 합리적인 적정금액으로 주거공간을 만들어 다수가 좋은 주거 환경에서 살 수 있게끔 노력하고 있나 반성 해야 한다.

수 없이 쏟아지는 부동산 대책은 사후 약방문격이 됐다. 기득권 등 가진 자들을 점점 더 보장 해 주는 장치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수 없이 보아왔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널뛰듯 바뀌는 부동산정책과 한탕주의로 부동산 재미를 두둑히 본 계층은 마음껏 부를 향유하고 있지만, 투기와 거리가 멀은 성실한 계층은 아무런 이유 없이 무능한 사람이 되는 세상은 참으로 잘못된 것 같다.

사회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통용되고 수요가 있으면 정책이 없어도 공급이 자연스럽게 이루어 지고 공급이 넉넉하면 수요는 당연히 줄어드는 것이 이치다. 아파트가 모자란 강남은 넉넉하게 공급하면 가격이 낮춰 질 것이 분명한데, 수도권에 아무리 공급을 해도 강남 선호도는 변함이 없고 희소가치로 아파트 값은 계속 더 오를 수 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오히려 강남을 더 보호하고 강남의 기득권을 부추기는 결과가 되고 마는데 위정자의 대다수가 강남에 있으니, 그들은 과연 누가 득보는 세상을 만들까. 너무나도 뻔한 이치를 참고 지켜보는 국민들은 답답하다 못해 속이 터진다.

적어도 그들에게 양심이란 것은 있는지, 아님 얼마나 두꺼운 철판을 깔고 국민을 이끈다고 장관자리 하나 하겠다고 나서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건축 또한 사람을 이롭게 해야 한다. 하지만 사람이 사는 물리적인 최소한의 공간은 나라에서 마련해 줘야 할 책임이 있다고 본다. 요즘같이 어려운 세상에 그래도 살아남기 위해서 지금 여러분들의 걱정거리가 `생계`인지 , `자식`인지 `사업`인지, `국가`인지 한번 쯤 진지하게 생각 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최재인 신화엔지니어링 대표이사·건축사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