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동안 끌어온 보문산 종합관광 개발이 다시 추진되자 논란이 뜨겁다. 자연환경이 크게 훼손될 게 뻔하다며 환경단체가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는 반면 일부에선 반대를 위한 반대라며 옹호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이 사업은 대전시가 새로 짓는 베이스볼 드림파크 야구장과 연계 사업으로 조성하겠다면서 윤곽이 드러난 것으로 보문산 도시여행 인프라 조성사업으로 명명됐다.

보문산에 스카이 곤돌라와 전망타워, 테마형 놀이시설을 지어 가족이 즐기는 도시여행 단지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더 나아가 신축 야구장과 함께 보문산 일원을 원도심 활성화의 거점으로도 육성하겠다는 게 시의 야심이다. 보문산 관광인프라 조성에는 당초보다 400억 정도가 늘어난 총 1340억 원이 투입된다고 한다. 하지만 이 구상은 이미 지난 시정에서도 의욕적으로 추진하다 그만둔 사업들이란 점에서 새삼스러울 것도 없어 보인다. 분명한 건 민선 5기 때 세웠던 기본계획을 그대로 본뜬 흔적이 역력해 당시 이 사업이 왜 멈췄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겠다.

당장 환경단체 반발이 만만찮아 보인다. 대전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원도심 녹색공간을 파헤쳐 개발하는 게 타당하냐는 주장을 편다. 보문산은 이미 휴식과 치유공간으로 자리한 지 오래고 천연기념물인 하늘다람쥐가 서식하는 보전 가치가 높은 도시 숲이란 점에서 개발보다는 보존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해 사업 추진 과정이 녹록치 않음을 예고한다.

정치권에서도 이 사업을 바라보는 눈초리가 곱지 않다. 기존의 아이디어를 모방한 짝퉁 상품들을 나열해 만든 세금낭비형 관광단지 개발계획에 불과하다고 혹평했다. 환경을 지키고 녹색도시를 만들겠다던 시의 의지는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대전의 허파인 보문산 개발을 둘러싼 찬반이 일면서 월평공원 민간특혜사업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 보문산의 환경적 가치뿐 아니라 대전의 특수성을 담아낸 지역사회 전체가 합의된 최종안이 마련되길 기대한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