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단행된 장관급 개각 명단에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과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등 충청 인사 2명이 포함됐다. 10곳의 장관급 인사를 교체한 이번 개각에서 충청이 그런대로 약진한 것으로 비춰질 수 있는 대목이다. 어디에 방점을 찍든 공정거래위와 방송통신위 두 중앙행정기관의 수장을 충청권에서 동시에 배출한 것은 이례적인 경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아울러 지역 인사중에서 이렇게 찾아내기만 하면 중요직을 맡길 수 있는 인재가 있음을 방증한다 할 것이다.

두 사람 기용은 좋은 소식이라 하겠지만 이번 개각에서도 충청 출신 장관이 나오지 않은 것에 대해 지역민들 입장에선 아쉽게 느껴질 법하다. 개각 전 한때 의원입각이나 지역 인사 발탁 가능성이 예상되기도 했으나 뒷심이 부족했는지 행정 각부의 장인 장관 명단에 지역 인사들은 들어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 18개 부처 장관중 충청 출신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유일하다. 그런 사정이다 보니 충청 장관 1명 시대가 한동안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충청권 4개 시·도를 통틀어 배출한 현역 장관이 1명인 현실은 아무래도 빈약하다고 볼 수 있다. 일각에선 인재풀 문제와 결부 짓고 있지만 그것은 일종의 패배주의적 사고일 수 있다는 점에서 공감대가 떨어진다 할 것이다. 냉정히 말하면 충청의 정치적 위상 또는 비중의 문제는 아닌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된다.

조·한 내정자가 정식 임명된다고 가정하면 충청 출신 장관급은 3명이 되지만 장관직과 장관급 자리가 동렬일 수는 없다고 본다. 또 이번 개각을 통해 청주여상을 나온 피우진 보훈처장이 교체됐다. 1명이 빠지고 2명이 들어갔다고 보면 장관급 순증가 숫자는 1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 이를 두고 지역패싱 등으로 확대해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다만 내각을 구성하는 지역별 인적 구성비 면에서 충청 입지가 갑갑해 보이는 것은 부정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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