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정치연대 집단 탈당…이합집산 신호탄되나

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대표  [연합뉴스]
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대표 [연합뉴스]
내년 4월 치러지는 21대 총선을 8개월여 앞두고 정치권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통합과 야권내 범진보 진영 중심의 제3지대 신당 추진이라는 두 갈래의 정계개편 흐름이 급류를 타고 있는 것이다. 양쪽 모두 아직 구체화된 것은 아니지만 정파간 이해관계에 따라 군불때기를 지속하고 있어 이합집산이 본격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계개편의 한 흐름은 보수의 맏형인 한국당에서 태동하고 있다. 한국당은 최근 들어 부쩍 보수통합을 강조하고 있다. 내년 총선에서 정권 심판론으로 대회전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보수통합 없이는 집권 여당을 상대하기 쉽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 7일 보도된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대표 등 옛 바른정당계 의원들을 향해 노골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다. 그는 "보수 통합이 엄청나게 중요하다. (유 의원과 통합) 안 하면 우리 당은 미래가 없다. 유 의원이 총선에서 서울에 출마하면 얼마나 좋겠나"라고 했다.

황교안 대표도 이에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라는 헌법 가치에 동의하는 모든 우파 세력이 함께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막는 데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해 보수통합론에 동조했다.

앞서 황 대표는 6일 경북 구미산업단지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보수통합을 강조했다. 그는 는 "지난 세 번의 선거에서 (한국당이) 진 것은 분열했기 때문이다. 과오를 다시 저질러선 안 된다"고 했다

이런 한국당의 보수통합론은 유승민 전 대표가 "나 원내대표를 만난 적도, 통화한 적도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히면서 일단 주춤한 모양새다. 하지만 바른미래당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고, 민주평화당이 탈당 등 정계개편 회오리에 휩싸이면서 탄력을 얻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정계개편의 또 다른 흐름으로 자리한 민주평화당 비당권파인 유성엽 원내대표 등 10명의 의원들은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라는 모임을 결성하고 이미 탈당을 선언했다.

대안정치연대는 12일 탈당 회견을 갖고 야권 내 범진보 진영을 아우르는 제3지대 신당 창당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바른미래당 호남 출신 의원들과도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고, 호남권 무소속 의원 추가 영입 등을 통해 신당 창당을 추진한다는 방침이어서 정계개편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다만 바른미래당의 당권 향배 등과 결부된 문제여서 곧바로 구체화되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결국은 보수통합이 됐든, 야권 제3지대 신당이 됐든 실체가 모호한 상황에서 당분간은 정계개편의 구심력 강화와 세력 확장을 위한 정치권의 물밑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서울=김시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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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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