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육악화로 출하량 줄고, 휴가철 수요 높아진 탓…채소가격 급등 추석까지 이어질 전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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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장모(34)씨는 최근 저녁 찬거리를 사러 마트를 방문했다가 깜짝 놀랐다. 상추, 시금치, 애호박 등 채솟값이 폭등했기 때문이다.

한 달 전 1만 원 내외면 시금치, 호박 등 채소를 구매해 풍성하게 반찬을 만들 수 있었지만, 요즘은 시금치 하나 사기도 벅차다.

장씨는 "매년 오르는 외식비가 부담스러워 외식횟수도 줄였지만, 일부 채소 가격이 급등하면서 장보기가 겁날 정도"라고 혀를 찼다.

여름철 들어 폭염이 지속되면서 밥상물가도 요동치고 있다. 출하량이 급격히 줄어들어 시금치, 상추 등 일부 채소가격이 한 달 전보다 2배 이상 뛰었다. 지역 유통업계는 오는 추석을 앞두고 채소가격 급등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1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전국 평균 시금치(1㎏) 소매가격은 1만 5074원으로 1개월 전인 6075원 보다 8999원(148.1%)이 급등했다. 전년 동월 1만 6794원 보다 줄었지만, 평년 9398원에 견줘 5676원(60.3%)이 비싸다.

상추도 `금(金)추`가 됐다. 상추(100g)가격은 전월 838원에서 1888원으로 1050원(125.2%)이 올랐다. 평년 가격인 1162원 보다 726원(62.4%)이, 1년 전인 1061원 보다 827원(77.9%)이 뛰었다.

애호박은 한 달 전 1058원에서 2196원으로 1138원(107.5%)이 올랐고, 오이(다다기 계통)도 5861원에서 1만 898원으로 5037원(85.9%)이 올랐다. 깻잎(100g)은 한 달 전 1432원에서 1862원으로 430원(30.0%)이 비싸졌다.

채소가격 급등은 연일 지속되고 있는 폭염에 이유가 있다.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생육조건이 악화돼 출하량이 줄어든 것이다. 또한 휴가철에 접어들며 쌈채소 등 수요가 늘면서 출하량이 적고, 수요가 높은 수요-공급 간 불균형이 발생, 가격 상승을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한달 후면 추석 연휴에 들어가기 때문에 소비량이 계속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채소가격 급등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전의 한 도매시장 관계자는 "지난 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돼 생육조건에 악영향을 미쳤고, 자연스레 출하량도 줄어들어 가격이 뛰고 있다"며 "여름이 지나더라도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있어 소비가 증가해 현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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